시알리스 복제약을 잡아라…'구구' '센돔' 등 이름 짓기 경쟁 '후끈'
제약업계에 때아닌 ‘작명(作名) 전쟁’이 불붙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제네릭(복제약) 판매가 시작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알리스 제네릭 상품명을 등록한 제약사는 56개사에 달한다. 제약사들은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이 쉬운 이름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한미약품 ‘구구’, 종근당 ‘센돔’을 비롯해 일동제약 ‘토네이드’, 안국약품 ‘그래서’, 셀트리온제약 ‘타올리스’, 씨티씨바이오 ‘고든’, 넥스팜 ‘일나스’ 등 다소 민망한 제품명도 적지 않다. 제네릭 시알리스의 가격은 한 알에 1만6000원인 오리지널 제품의 5분의 1 수준인 3000원 안팎이 예상된다.

연매출 규모가 250억원에 불과한 시알리스 시장에 제약사들이 너나없이 뛰어드는 것은 ‘비아그라 복제약 학습효과’ 때문이다. 2012년 5월 특허가 끝난 화이자의 비아그라 제네릭시장에는 국내 40여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팔팔’을 내세운 한미약품의 완승으로 끝났다. 한미약품의 ‘팔팔’은 월 11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비아그라 계통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1위로 도약했다. 같은 복제약임에도 다른 업체의 매출은 월 1억원에도 못 미쳤다. ‘팔팔’이라는 튀는 제품명과 검은색을 선택한 파격적인 포장 디자인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품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경쟁업체들은 “이번만큼은 한미약품의 독주를 두고 보지 않겠다”며 벼르는 모습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대형 품목은 아니지만 회사의 마케팅 능력을 평가받는 제품이어서 시알리스 복제약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