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국제부 차장 psj@hankyung.com
[한경데스크] 한계돌파 신화, 계속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5월18일부터 7월9일까지 15회에 걸쳐 ‘한계돌파…해외서 꽃피우는 기업가 정신’ 시리즈를 게재했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기관인 KOTRA와 함께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중남미 4개 대륙 10개국을 돌며 20여명의 현지 창업 성공 기업인들을 심층 취재한 기획물이었다. 한국에서도 힘들다는 창업을, 그것도 사람도 물도 낯선 해외에서 성공시킨 ‘억척’ 한국인 기업가들의 감동 스토리를 담았다.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첫 회(5월18일자)부터 그랬다. 중국에서 식품유통회사를 운영하는 곽동민 해지촌 사장의 사연이 나가자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거래하기 위해, 투자하기 위해, 창업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곽 사장과 얘기해보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이를 처리하느라 기사 쓰기가 힘들 정도였다. 시리즈 2회부터 해당 업체 전화번호를 기사에 넣은 이유다.

해외창업 성공담에 뜨거운 반응

곽 사장은 그 후 두 달 동안 중국과 한국, 홍콩의 투자업체 다섯 곳으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전라남도청이 보낸 여덟 명의 중국 시장 개척단이 해지촌 칭다오 본사를 방문해 전남 특산품의 중국 판매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곽 사장은 “기사가 나간 뒤 연락해오거나 직접 찾아온 기업인들이 30명이 넘는다”며 “회사 발전과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곽 사장뿐 아니었다. 소개된 기업인들 중 예외는 없었다. 한계돌파 취재팀도 취재원들도 놀란 ‘열띤’ 반응이었다. 특별취재팀은 시리즈가 끝난 뒤 머리를 맞댔다. 이유가 뭘까. 답은 독자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시리즈를 책으로 엮고 싶다고 연락해온 한 출판사 사장은 기사를 보자마자 ‘아 이거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주위에 온통 우울한 뉴스뿐이지 않습니까. 위기다, 실업이다, 파산이다…. 적어도 2008년 이후 계속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희망을 원해요. 한계돌파 시리즈가 그걸 보여준 거죠.”

가보지 않은 길 가봐야

시리즈가 위기 속에 희망을 보여줬다는 평가였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길을 맨손으로, 오기로, 끈기로 개척한 신화의 주인공들이 지치고 힘든 한국인들에게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시리즈는 끝났지만 한계돌파 신화는 계속돼야 한다는 게 취재팀의 결론이었다.

신화가 계속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도 언론도 정부도 각각 할 일이 있다. 국민들은 어려운 환경 탓만 하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한계돌파 주인공들도 맨손으로 시작했다. 언론들도 희망의 사례를 취재해야 한다. 우울한 경제지표를 전달하기보단 이를 극복할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도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국내 창업과 해외 수출만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1위 홈쇼핑업체 레젤홈쇼핑의 유국종 사장은 “해외 창업은 새로운 경제 영토를 개척하고 비즈니스 한류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 기능을 한다. 초기 정착이 어려운 만큼 마케팅과 법률 지원 등을 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계돌파 신화가 계속되려면 국민과 언론, 정부 모두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는 의지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

박수진 국제부 차장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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