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수입차 1위 브랜드 BMW가 국내 최대 민간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인 포스코ICT를 매개로 ‘간접 동맹’을 맺었다.

현대차는 최근 포스코ICT와 대형마트 영화관 등 생활밀착형 공용시설에 충전기를 설치·운영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포스코ICT가 충전시설 부지 확보와 충전기 운영을 맡고 현대차는 충전기를 제공한다. 현대차·포스코ICT 컨소시엄은 올해 안에 충전기 120개를 공동 설치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 보유자는 포스코ICT가 전국 주요 거점에 운영 중인 180여개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ICT의 기존 180여개 충전기는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BMW와 결성한 컨소시엄에서 설치한 시설이다. 포스코ICT는 현대차와 BMW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보유자에게 양쪽 충전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BMW는 올해 안에 전국에 300여개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두 업체 모두 전기차·PHEV 등 충전식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바라면서도 전국에 충전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경쟁 중인 두 업체가 상대방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포스코ICT가 두 업체에 ‘충전 컨소시엄’이라는 사업을 제안하면서 이런 고민을 덜게 됐다. 각 업체가 설치한 충전소를 포스코ICT가 운영하는 형태의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두 업체는 직접 동맹을 맺지 않고서도 중복 투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좀 더 빨리 전국에 충전망을 구축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