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50원 오른 시간당 6030원으로 결정됐다. 8.1% 인상된 것으로 2008년(8.3%) 이후 8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노측의 완벽한 승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임금을 올려줄 형편이 안 되는 현실에서 두 자릿수 가까운 인상률을 쟁취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역시 정치다.

최저임금 개념과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무지한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두 자릿수 인상’을 약속하는 발언을 쏟아낸 결과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비정규직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급여 정도로 착각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지난 15년간 연평균 7.9%나 오르면서 이제 우리나라 근로자 14.6%가 영향권에 드는 수준으로 높아져 있다. 최저생계비가 아니라 대부분 기업의 하위 기본급을 결정하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영향률은 18.2%로 높아지게 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을 기본시급으로 받는 근로자가 342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기본시급이 최저임금 인상률만큼 오르면, 상위계층의 임금이 도미노처럼 오르게 된다. 사실상 전 사업장이 영향권에 드는 것이다.

문제는 식당, 편의점, PC방 등에서 일하던 저임근로자들은 고용이 훨씬 불안해진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에서 영세사업자들이 택할 수 있는 건 사업철수나 감원밖엔 도리가 없다.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내년 최저임금 결정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를 두고 봐라. 누가 책임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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