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원 테크노피아 사장의 '틈새전략'
신문원 테크노피아 사장(오른쪽)이 이스탄불 본사 실험실에서 연구원과 특수화학물질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신문원 테크노피아 사장(오른쪽)이 이스탄불 본사 실험실에서 연구원과 특수화학물질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 있는 테크노피아(사장 신문원)는 현지 특수화학물질 수입 1위 업체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물질은 독극물인 청산가리다. 한국에서 수입해 현지 광산에 판매한다. 청산가리는 금광과 은광에서 캐낸 원석 가루에서 금은을 추출할 때 사용한다.

한국산 청산가리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산과 거래하는 무역업자들은 한국산 청산가리를 취급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청산가리는 수출 전략물자다. 한국 정부가 해외 수입업자에게 일일이 허가를 내준다. 터키에서 한국산을 수입할 수 있는 사람은 신 사장이 유일하다. 따라서 기반이 탄탄하다. 연매출은 500만~1000만달러. 작지만 알짜배기 회사로 알려졌다.

신 사장이 처음부터 청산가리를 취급한 것은 아니다. 초기엔 섬유무역을 했다. 1994년 한국외국어대 터키어과를 졸업한 그는 홍콩의 한 무역회사에 취직해 무역업무를 배웠다. 그후 국내 한 섬유회사의 터키 현지법인에 지원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3억명이 쓰는 터키어를 잘 활용하면 큰 기회를 찾을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이를 위해 언어와 무역실무를 차근차근 배운 것. 1997년 드디어 현지에 테크노피아를 설립했다. 첫 업종은 주특기인 섬유무역이었다. 당시 한국 원단은 인기가 좋았다. 한때 연매출이 3000만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려들면서 위기를 맞았다. 다른 길을 찾아봐야 했다. 2006년 특수화학물질 수입으로 업종을 바꿨다.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에 모험을 감행했다. 현지인 뺨치는 언어능력과 탄탄한 무역실무, 틈새 아이템(청산가리)이 그를 살렸다.

신 사장은 최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광산과 거래하다 보니 관련 아이템으로 자연스럽게 눈이 가고 있다. 광산 광석을 분쇄하는 회전밀에 주입하는 특수세라믹(그라인딩 미디어)과 회전밀 부품 등이 그것이다.

이스탄불=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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