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대속 사명 변경 등 결정…한화그룹 방위산업 1위 업체로 부상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에 따라 삼성의 방위산업 부문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가 각각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한다.

삼성테크윈은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했다.

신현우 한화 방산부문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최영우 에스제이홀딩스 감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사명을 바꾼 한화테크윈은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김철교 현 대표이사 사장의 유임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탈레스도 이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탈레스를 바꾸게 된다.

한화탈레스의 대표이사는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시 주총은 노조의 극렬한 반대 속에 파행을 겪다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8시간여 지난 오후 5시께 안건이 통과됐다.

대부분 삼성테크윈 경남 창원 사업장 직원이자 소액 주주들인 노조측 600여명은 이날 오전 성남 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예정된 임시 주총에 대비해 전날 오후 11시부터 상공회의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주출입구를 막고 상공회의소 직원들과 주총 의장단의 출입을 방해하던 노조원 중 140여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노조의 반대 속에 주총이 계속 지연되자 삼성테크윈 측은 결국 이날 오후 5시께 용역을 동원해 노조원들을 막은 뒤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26일 삼성그룹과의 '2조원' 규모 빅딜 합의 이후 7개월여 만에 4개 계열사 편입을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측이 보유한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각각 8천400억원과 1조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를,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의 경영권까지 한화 측이 획득하는 내용이었다.

이중 석유화학부문 계열사인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4월 말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사명을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로 변경하면서 공식적으로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삼성테크윈과 레이더 등을 만드는 삼성탈레스는 방위산업체로 지난 2월 정부로부터 승인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삼성테크윈은 매각 위로금 문제 등을 둘러싼 노사 간 협상 때문에, 삼성탈레스는 프랑스 탈레스가 보유한 지분 50% 처분과 관련한 논의로 인해 인수가 다소 늦춰졌다.

최근 탈레스가 삼성탈레스 지분 50%를 삼성이나 한화에 당장 매각하지 않는 내용의 옵션거래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탈레스 인수의 걸림돌은 해결됐다.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인수하면서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방위산업 부문 국내 1위로 올라서게 됐다.

한화그룹의 모태 기업이자 대표적인 국내 방위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한화는 2013년 기준 방위산업 매출이 1조원 수준으로 국내 업계 4위에 그쳤다.

업계 3위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 시 매출 규모가 2조6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날 한화그룹으로 편입됐지만 한화테크윈의 노사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윤종균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테크윈지회장은 이날 주총 안건이 통과되자 "일방적인 매각 결정에 이어서 두번째로 배신을 당했다.

사측은 오늘 안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토의를 거친 뒤 처리하기로 했는데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향후 사측에 대한 투쟁을 지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울·성남연합뉴스) 박대한 최종호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