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가 7일 직원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에 제공하는 ‘상생협력 임금 공유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임금을 통한 협력사와의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사가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에 제공함으로써 협력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산업에서 협력사의 협조를 원활하게 이끌어낼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노사 간의 공감대 형성은 ‘잘나가는’ SK하이닉스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속도내는 대기업 상생경영] SK하이닉스, 임금인상분 떼내 협력사 직원 4000명 복리 지원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상생협력 임금 공유 프로그램에 따라 노사는 임금 인상분의 10%씩을 부담한다. 노사는 올 임금인상률을 3.1%로 합의했다. 직원들은 임금인상률의 10%인 0.3%를 내놓는다. 실제 적용받는 임금인상률은 2.8%다.

회사도 직원들이 부담하는 0.3%만큼 추가로 기부한다. 이른바 ‘매칭그랜트’ 방식이다. 이렇게 모은 0.6%를 협력사에 제공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인건비가 1조6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지원 규모는 60억~7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돈은 이천·청주 지역에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4000여명의 임금 인상, 복리후생 등 처우 개선과 안전·보건환경 개선 등에 쓰인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내놓은 만큼 협력업체 직원들의 느낌도 각별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실현하자는 취지에서 노사가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숨가쁜 업계 경쟁 가속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환경안전 이슈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임금단체협상도 조기에 타결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 프로그램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모범 상생협력 모델로 키울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상생협력하자는 취지에서 ‘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음달부터 임직원에게 1인당 연간 30만원씩 농협 친환경 농산물 구입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임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농가 발전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실제 농가에 연 1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전망이다.

생산직의 임금 및 직급 체계를 산업구조 변화에 맞게 개편하는 임금체계개편위원회도 올 하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