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하는 등 ‘상생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가 보유한 특허를 중소·벤처기업과 개인창업가에게 개방한다고 7일 발표했다.
[속도내는 대기업 상생경영] 삼성, 특허 3만8000건 개방…중기·벤처 생태계 활성화 선도
특허는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지만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물적, 인적 여건이 좋지 않아 특허 개발 및 활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특허를 개방하기로 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방하는 특허는 모바일기기, 디스플레이, 통신, 반도체, 에너지 등 10여개 분야 총 3만8000건에 이른다. 이 중 3400건은 무상으로 제공한다. 삼성은 8일부터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ccei.creativekorea.or.kr/daegu)와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ccei.creativekorea.or.kr/gyeongbuk) 홈페이지를 통해 특허 제공 신청을 받는다.

삼성은 개방한 특허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특허를 찾는 과정까지 도와주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특허 관련 경험이 많은 사내 전문인력을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해 개방 특허 중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찾아 제공하는 ‘매칭 서비스’를 실시한다. 특히 신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제품 개발에 문제가 되는 기술을 상담해주고 가장 적합한 특허 사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 120여개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 뒤 점차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개방된 특허를 활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 특허청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며 “특허 개방 후 활용 방안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해 경쟁력 강화를 돕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주 2회 사내 특허 전문인력과 외부 특허 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을 방문해 특허 출원부터 활용까지 제반 사항을 조언해주는 ‘특허 멘토링’도 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허권을 아직 등록하지 않은 공개 특허도 향후 등록하면 추가 개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LG그룹은 지난 2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만7000건의 특허를 중소기업에 개방했다. 이후 지난 4월 2만5000건을 추가 개방해 현재 총 5만2000건의 특허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대기업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대기업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