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민영화 하려면 매각방식 공론화가 중요
또다시 실패하지 않겠다

기업구조조정 시장 친화적으로 개선
민간에 인센티브 줄 것

해외진출 금융사 - 현지 당국, 금융위가 '가교' 역할 하겠다
진출막는 규제 조사해 풀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임 위원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유지수 국민대 총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임 위원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유지수 국민대 총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4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우리은행 매각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네 번의 매각 실패를 거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51%를 갖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우리은행 민영화를 다섯 번째 시도한다.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임종룡 위원장=결론부터 말하면 빨리 매각하겠다. 지난 네 번의 실패를 보면 매각 방식을 공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인을 찾느냐, 쪼개서 팔 것이냐 등 다양하게 논의돼야 한다. 지금 우리은행 주가가 1만원 수준이다. 공적 자금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4800원은 돼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 바로 팔면 헐값매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공론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은 기업금융 비중이 높아서 부실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래서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우리은행을 끝까지 손에 쥐고 놓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다. 단호하게 선언한다. 필요하면 정부가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까지 만들 수 있다. 안 팔리면 말고 식의 매각 추진은 우리은행에 너무 깊은 상처를 주게 된다. 어떤 매수 수요가 있는지 철저하게 파악해 매각 방안을 짜고 공론화하겠다.

[한경 밀레니엄포럼] 임종룡 금융위원장 "우리은행 매각 후 정부 경영개입 막을 제도적 장치 만들겠다"

▷한 대표=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 중인데,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4% 이상 소유하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은산분리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임 위원장=은산분리의 기본 원칙을 깨려면 여러 금융개혁 과제가 거대 담론에 매몰된다. 은산분리가 모든 문제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은산분리의 전체 틀은 바꾸지 않는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기업 출자가 가능하도록 예외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그 수준을 논의 중이다. 향후 이를 법제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입법에 반대하는 의견을 어떻게 담을 것이냐가 문제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가계대출 잔액을 보면 은행권과 2금융권 비중이 반반이다. 지금은 은행권 가계대출 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위기는 약한 부분에서 먼저 온다. 2금융권 가계부채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임 위원장=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2금융권은 은행과 달리 접촉해야 할 금융회사가 4000개에 육박한다. 은행은 18개밖에 없다. 4000여개 2금융권 회사마다 대출 구조와 금리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보험사와 지역농협 등 상호금융만이라도 적용해보려 하지만 상당히 힘들다. 이들 회사로선 주택담보대출이 이자가 꼬박꼬박 나오는 우량자산이다. 안심전환대출 상품이 나오려면 이런 우량자산을 주택금융공사에 팔아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매각하라고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 가계대출 구조개선은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매주 가계부채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하 회장=유니버설뱅킹이나 원화의 국제화 등 더 큰 틀의 방향 제시도 필요하다.

▷임 위원장=어려운 문제다. 시간을 갖고 고민하겠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임 위원장이 앞으로 채권은행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대신 민관합동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통한 시장친화형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결국 민간을 어떻게 끌어들이냐가 관건이다. 이스라엘의 창업 성공을 이끈 벤처캐피털인 요즈마펀드 모델을 참고해 이익이 나면 민간이 더 가져가고, 손실은 정부가 더 부담하는 비대칭 구조의 펀드가 어떤가.

▷임 위원장=좋은 방향이다. 민간자본을 기업 구조조정에 끌어들여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민간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정책금융기관보다 민간에 인센티브를 주는 비대칭 구조를 감안한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지금처럼 매번 은행이 나서 손실을 부담하고, 채권단 합의가 안 되면 금융당국의 개입이 이뤄지고, 그래도 기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또 은행이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조정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 모델을 검토하겠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구조조정전문회사의 자본금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임 위원장=아직 설계 단계다. 여러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조선업 구조조정전문회사는 조선사만 대상으로 한다. 은행이 해당 조선사에 대한 채권을 구조조정전문회사에 파는 것이다. 채권 매입 재원은 어차피 구조조정에 돈을 투입해야 하는 은행이 출자하면 된다. 그런 형태의 사모펀드(PEF)가 될 수 있다. 이런 방안을 금융권과 협의 중이다.

▷허노중 전 신영증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대표=거래소 구조개편은 어떻게 이뤄지나.

▷임 위원장=아직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차별화됐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은 코스피로, 성장 기업은 코스닥으로 갔다. 그런데 이제는 코스닥이 코스피를 닮아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기업공개를 하는 기업들의 업력이 비슷하게 맞춰졌다. 시장의 특성도 비슷해졌다. 이것이 바람직한가. 진취적인 기업이 좀 더 편리한 상장요건을 가지고 코스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적으로도 각 시장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교차매매 등으로 시장을 네트워크화한다. 거래소 하나만 있는 것이 바람직한가. 차별화와 독립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거래소 구조개편 논의를 하자고 하면 욕설과 몸싸움으로 시작조차 못한다.

▷허 대표=정책금융의 경우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에 감독기능이 나눠져 있어 일원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임 위원장=감독체계 개편 역시 논쟁에 휘말려 블랙홀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우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

▷이두형 전 여신금융협회장=자산운용사, 증권사의 해외진출 때 인가가 쉽지 않다. 채권, 부동산, 주식 등 단종 인가를 받은 경우 추가 인가를 받으려면 힘들다. 이 경우에는 신규 인가와 달리 유연하게 인가할 필요가 있다.

▷임 위원장=해외 진출과 관련한 규제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금융회사들과 얘기해보면 금융당국이 채널 역할을 해줄 것을 가장 원하는 것 같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민간 금융회사가 현지 금융당국을 만나기 쉽지 않다. 금융당국이 현지 진출 금융회사와 현지 당국 간 소통을 위한 창구를 만들어 채널 역할을 하겠다.

▷이 전 회장=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때 채권단이 협약을 위반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늘고 있다.

▷임 위원장=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워크아웃의 기본 틀은 당분간 그대로 가져간다. 여기에 점차 민간의 역량을 더해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금융산업에 제2의 건국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 법적인 정비가 시급하다. 개혁을 위해서는 국회와도 잘 협의해야 한다.

▷임 위원장=법을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들다.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까지는 보통 (금융위) 부위원장이 담당하는데, 그것도 내가 직접 현장에 가서 법안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정무위까지는 통과됐는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건 심의 순서가 뒤로 밀려 결국 통과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입법과 관련해 더 품을 팔 것이다.

▷김 회장=건설업의 해외 진출에서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융의 글로벌화 어떻게 이룰 것인가. 민간에 재량을 더 줘야 한다.

▷임 위원장=의지를 가지고 하겠다. 민간에 재량을 더 부여하라는 의견을 잘 새겨듣겠다.

▷정 주필=시장에서 얘기되는 2017년 위기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임 위원장=위기는 미리 얘기하고 오지 않는다.

김일규/이유정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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