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가짜 백수오’라는 이엽우피소 파동이 점입가경이다. 주무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엊그제 발표한 전수조사 결과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어서다. 백수오 제품 207개를 모두 조사한 결과 10개(4.8%)가 진짜 백수오를 사용한 반면 40개 제품에선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나머지 157개 제품은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요지다. 전체 제품의 4분의 3은 ‘우리도 모르겠다’는 것이 식약처가 내놓은 결론이다. 그러니 사태가 진정되긴커녕 일반식품 주류 의약품에까지 불똥이 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제품을 먹어도 인체 위해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안전성 여부가 사회문제가 된 만큼 독성시험은 해보겠단다. 생산·판매를 중단시키고도 몸에는 괜찮다니 어리둥절하다. 도대체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먹지 말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시험결과가 2년 뒤에나 나올 텐데 그동안 소비자나 건강식품 업계는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다.

한 달여 동안 건강식품 시장이 아수라장이 됐는데도 식약처는 무엇 하나 명쾌하게 내놓은 게 없다. 사태 전개과정을 보면 당국의 어정쩡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2008년 ‘멜라민 파동’ 때와 판박이다. 식약처가 백수오 제품을 건강식품으로 인정해준 과정부터 석연치 않고, 백수오의 기능성 유무와 소비자원이 제기한 이엽우피소의 독성에 대한 입장도 모호하다. 건강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감만 잔뜩 키워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대개 건강과 먹거리 문제라면 아주 미미한 위해 가능성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받아들인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안전을 위해 반드시 척결해야 할 4대 악(惡) 중 하나로 불량식품을 꼽은 이유이기도 하다. 불량 먹거리를 척결하라며 보건복지부 산하 식약청을 처로 승격시켰다. 하지만 식약처는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고 국민을 안심시키긴커녕 일만 터지면 우왕좌왕이다. 그럴수록 공포와 괴담이 판친다. 불안이 커지면 불신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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