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맞잡은 韓日 경제인 >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왼쪽부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벳쇼 코로 주한 일본대사,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게이단렌 회장,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경제공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손 맞잡은 韓日 경제인 >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왼쪽부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벳쇼 코로 주한 일본대사,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게이단렌 회장,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경제공사가 손을 맞잡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은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선 기업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된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한 두 나라 경제계 인사 300여명은 주제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에 맞춰 1969년부터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는 이 회의는 14일 공동선언문 채택으로 막을 내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대표단을 접견하고 양국 경제인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기업인이 한·일 협력 주도해야”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계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대립구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해 통합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협력과 동아시아 지역의 공동 발전을 위해 기업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은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두 나라가 미래 50년의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선 긴밀했던 기성세대의 협력관계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져야 한다”며 “경제계 차원에서 차세대 리더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경제공사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50년간 양국 간 무역액이 100배 넘게 늘고 연간 1만명이었던 교류가 500만명으로 증가한 건 양국 기업인의 협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게이단렌 회장(도레이그룹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국 정상회담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며 “경제 협력을 위해선 정치·외교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관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안정 위해 협력 강화해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으로 뭉치는 획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상중 도쿄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구존동이(求存同異)의 한·일 관계로’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양국 경제계의 교류·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존동이는 역사·영토 문제, 안전보장, 경제 등 여러 문제를 별도로 떼어놓고 보면서 다른 부분은 인정하고 공통된 목표는 힘을 합치자는 주장이다.

강 명예교수는 “위안부 등 과거 청산, 독도 분쟁과는 별도로 한·일 양국이 직면한 안전 보장과 경제 문제에서 조정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日 경제인, 박근혜 대통령 면담

일본 경제인 대표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 박 대통령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양국 경제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새로 출발하는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한·일 양국은 한·중·일 FTA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논의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정보기술(IT) 기반 의료시스템과 일본의 자본력, 기술력이 결합해 콘텐츠와 의료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도 제3국 공동진출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강현우/김순신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