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압승을 거뒀다. 보수당의 승리는 이념과 정강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한 덕이 크다. 반대로 야당인 노동당은 철저하게 선심공약에 몰입했다. 노동당의 총선 공약을 보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80여쪽이나 되는 노동당 공약집의 핵심은 ‘부자 증세, 서민 감세’였다. 최고세율구간에 대한 소득세를 현재 45%에서 50%로 올려 이 세금으로 재정적자를 메우겠다고 공약했다. 재정적자를 줄이는 정공법인 구조개혁이나 경제활성화 대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와 함께 △2017년까지 에너지요금 동결 △2400만명 노동자들에 대한 감세 △맞벌이 부부의 3~4세 아동에 대한 주당 25시간 무상보육 보장 △철도이용객 및 대중교통 통근자를 위한 요금 동결 △대학등록금 매년 6000파운드 감면 △국민건강보험 예산을 증액해 의사 8000명, 간호사 2만명 확충 등 복지정책을 줄줄이 내놨다. ‘최저임금을 2019년까지 시간당 8파운드로 올리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현재 6.5파운드인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착한 정책’이었다. 그러면서도 기본소득세나 부가세는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16~17세까지 투표권을 주겠다’고 하고 ‘축구팬들이 축구팀 이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중용 공약도 발표했다.

노동당으로서는 이념에 맞는 일관된 정강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나라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는 현실적 재정파탄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영국 국민은 이미 1970년대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선거가 끝난 뒤 노동당 출신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불평등 해소만 내세우면 성공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없다”고 한 관전평은 정곡을 찔렀다. 보수당은 세액공제 축소, 실패한 중등학교를 학원으로 전환, 대학지원 축소 등의 공약을 내놨다. 듣기에는 거북해도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정책과 공약이었다.

무상시리즈나 보편적 복지정책에 관해서는 한국의 여당과 야당 모두 영국 노동당 못지않은 포퓰리즘에 몰입하고 있다. 영국의 총선을 다시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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