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에 두드러진 우울한 초상
가족의 틀 보호 위해 국가 적극 나서야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
[한경에세이] 우리 '가족'은 안녕하신가

5월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몰려 있다. 그야말로 ‘가정의 달’이다. 푸름이 상징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따스한 사랑의 계절에 우리 ‘가족’은 안녕하신가.

“한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그 나라의 청년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가정은 우울하다.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학원 가기에 급급하다. 2013년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 학업 스트레스 지수가 50.5%로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보다 17.2%포인트 높고, 네덜란드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도전적이고 낙천적이어야 할 한국 청소년은 세계에서 가장 비관적이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가도 등록금 걱정, 졸업 후 취직 걱정이 크다. 지난 2월 공식 청년실업률은 11.1%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두세 배 높다. 이렇다 보니 포기할 게 많아졌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라는 새 낱말을 신어(新語)로 올렸다. 지난해엔 인간관계와 주택 구입까지 포함한 ‘5포’까지 나왔다.

부모들의 처지도 자포자기 상태와 다름없다. 사교육비 지출은 여전히 세계 1위라고 한다. 소득지출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1990년 13.4%에서 2013년 20.9%로 높아졌다. 문제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취직 못 하는 자식들을 보면서 애만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월세값을 충당해야 하니 노후 대비는커녕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쉬운 형편에 처할 게 뻔하다. 늘어가는 건 주름과 가계부채뿐이다.

이제 한 가족 단위로 보육과 교육, 의료 및 노후 등을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1~2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그 결과는 우리 앞에 놓인 저출산, 초고령화라는 거대한 장벽이다. 우리가 각자 자신과 자기 가족만을 생각하면 그 벽을 넘을 수 없다. 함께해야 한다.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저출산, 초고령화 극복의 첩경은 의무 보육과 공교육 정상화, 의료와 노후 등 복지 확대에 있다. 그래야 집 주변 놀이터에서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꿔나갈 수 있다. 부모들은 일과를 끝내고 가정에서 내일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족이 오손도손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하루속히 한국 곳곳에 활짝 피기를 기원한다.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moonhs@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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