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시장과 소통 강화하라"…한은 역사상 첫 공보관 외부공모
한국은행이 역사상 처음으로 공보 간부를 외부에서 영입한다. 평소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30일 “외부 공모 절차를 거쳐 공보 담당 간부를 채용할 것”이라며 “5월 중 공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기 등의 채용 조건은 지원자의 경력 등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투명하게 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외부에서 공보 간부를 채용하는 것은 1950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공보 간부 외부 영입은 한은이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란 분석이다. 이 총재는 작년 4월 취임 일성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7월엔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소통 강화 방안을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는 정책협력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이 총재의 소통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작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는 과정에선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상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 3월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신호를 좀 늦게 켰을지는 몰라도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소통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발언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중앙은행 총재라는 직책을 감안하더라도 이 총재의 소통은 기대에 못 미쳤다”며 “한은의 정책 방향과 경기 판단에 대해 외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 내부에서 공보 전문가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외부 공모의 배경이다. 조사 연구 대신 언론 업무를 주로 하는 공보실에 대해 한은 내부에선 ‘회사에 봉사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런 이유로 한은 직원들은 공보업무를 순환보직 차원에서 1~2년만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