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만에 서울에 호텔 내는 웨스틴조선…알고보니 '비즈니스호텔'

신세계조선 '포포인츠' 개장
남산 트윈시티타워 19~30층 사용…지하 2층 호텔입구 서울역 연결

특급호텔, 비즈니스호텔 전쟁
주요 고객이었던 日 관광객 감소…싼 숙소 찾는 요우커 취향 맞추기
'비즈니스' 하느라 바빠진 특급호텔

웨스틴조선호텔이 다음달 1일 101년 만에 서울에 두 번째 호텔을 연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이 주인공이다.

1914년 개관한 웨스틴조선은 국내 대표적인 특1급 호텔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관하는 포포인츠호텔은 대형 연회장과 비즈니스센터 등의 부대시설이 없는 ‘비즈니스호텔’이다. 식당 한두 개와 간소한 라운지 바 정도만 두고 숙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웨스틴조선의 비즈니스호텔 개관은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한국 특급호텔들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웨스틴조선, 비즈니스호텔업 진입

서울 동자동에 문을 여는 포포인츠호텔은 웨스틴조선호텔을 운영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비즈니스호텔이다. 호주계 투자회사 맥쿼리가 남산자락에 신축한 ‘트윈시티타워’ 19~30층에 자리 잡았다.

객실 342개와 식당, 피트니스클럽, 미팅룸 등을 갖췄다. 지하 2층 입구가 서울역과 연결돼 공항철도, KTX, 지하철이 가까운 게 장점이다. 숙박비는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 초반으로 웨스틴조선호텔의 절반 수준이다. 이병천 포포인츠호텔 총지배인은 “부대시설은 부족하지만 숙박비가 싸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과 합리적인 숙소를 찾는 기업인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틴조선은 2017년 말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에 비즈니스호텔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특급호텔들의 비즈니스호텔 승부수

웨스틴조선의 비즈니스호텔 진출은 경쟁사에 한발 뒤진 것이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등은 비즈니스호텔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몇 년 전부터 시장에 진입했다.

선두주자는 롯데호텔이다. 롯데는 2009년 서울 공덕동에 ‘롯데시티호텔 마포’를 열고 비즈니스호텔업에 뛰어들었다. 올 12월에는 ‘롯데시티호텔 명동’과 ‘L7명동’을 한꺼번에 개장한다.

신라호텔 역시 2013년 경기 동탄을 시작으로 서울 역삼동, 제주 등에 진출했다. 다음달 1일에는 ‘신라스테이 서대문’을 연다. 올 9월에는 마포에도 비즈니스호텔을 낼 계획이다. 인터컨티넨탈호텔 운영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은 내년 서울 초동에 ‘나인트리 명동시티센터’를 연다.

◆수익성 회복 위한 고육책

신라호텔이 지난해 206억원의 적자를 낼 만큼 특급호텔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늘고 있지만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빼고 나면 실속이 없어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612만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단체관광객이 많은 중국인 대다수는 특급호텔보다는 비즈니스급에 묵는다. 특급호텔의 주요 고객인 일본인 관광객은 한·일 관계 악화와 엔저 영향으로 2012년 351만명에서 지난해 228만명으로 35%나 줄었다.

이에 따라 2010년 80%대이던 특급호텔들의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6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비즈니스호텔의 객실점유율은 업계에서 사실상 만실로 보는 80~90%에 이른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요우커가 매년 30%씩 늘고 있어 당분간 특급호텔들의 비즈니스호텔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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