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업체간 '이엽우피소' 검출 과정 놓고 갑론을박

시판중인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고 발표한 한국소비자원과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백수오 원료 공급 업체간의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돼 있던 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인 유전자검사법(PCR)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시험법 등 2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를 검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날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이 식약처 공인 시험법인 PCR검사법을 무시하고 IPET 검사법만을 사용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하루 만에 이 주장을 다시 반박하면서 PCR시험법과 IPET검사법 모두로 했는데도 이엽우피소가 나온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또 내츄럴엔도텍이 이달 초 시험 방법과 결과를 전달받고 보관 중인 원료를 자발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다음 날 입장을 바꿔 제3의 기관을 통한 재실험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내츄럴엔도텍 측의 시료로 검사하자는 요구에 응할 수 없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검사에 사용된 샘플이 식약처가 2월에 분석해 백수오라고 판정한 것과 동일하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비자원은 "같은 로트(lot·동일 원료·공정으로 생산되는 단위) 제품이라도 어떤 농가에서 가져온 제품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백수오는 '은조롱'으로 불리는 식물뿌리로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장년층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 3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이 비슷하지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며 신경쇠약 등 부작용을 유발시킬수 있는 연구 결과도 있는 식물이다.

소비자원은 서울 서부지방검찰청·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을 놓고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실제 백수오는 단 3개(9.4%)에 불과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들에 허위표시 제품 회수·폐기를 권고해 23개 업체가 이를 수용했으나 내츄럴엔도텍은 이를 거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