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요구 쏟아져

지주사 규제 완화, 배출권 할당량 확대도 요청
내수 살리려면 대형마트·공공사업 제한 풀어야
21건 건의…정부 "건설규제 등 7~8건 완화 검토"
< 인사말 하는 김무성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장,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김 대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영춘 SK 전무.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인사말 하는 김무성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장,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김 대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영춘 SK 전무.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새누리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14일 연 정책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규제 완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30대 기업 임원들은 신사업 육성과 건설업을 비롯한 내수 활성화 지원 등에 대해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지주회사 관련 규제 완화 필요성과 법인세 인상 논의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기업들은 총 21개 사항을 새누리당과 정부에 요청했다. 이 가운데 7~8개에 대해선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대부분 신사업 및 건설업 관련 규제였다. 나머지 부문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법인세 인상 논의 신중해야”

전경련은 30개 기업을 대표해 기업들의 3대 건의사항을 우선 전달했다. 첫 번째 건의사항은 지주회사 관련 규제 완화였다. 지주회사가 손자회사를 통해 증손회사를 보유할 때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한 요건을 대폭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두산과 CJ, SK 등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증손회사를 세우거나 인수했지만, 지주회사 규정에 걸려 다시 회사를 팔거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09년 1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두산은 증손회사인 네오트랜스와 두산캐피탈 등에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전경련은 법인세 인상 논의도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 5년간 법인세 세율이 고정됐다고 하지만 비과세 감면이 축소돼 사실상 법인세 증세가 이뤄졌다”며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환경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부도 세수 부족으로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탄소배출권 사안에서도 확답을 얻지 못했다. 지난 1월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면서 대형 사업장은 매년 탄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지만 할당량이 턱없이 적어 이를 늘려달라고 전경련은 요청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건설업 해외진출 지원해야”

이 부회장은 간담회 뒤 브리핑을 통해 “건설회사들이 최근 담합 건으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신중하게 담합 과징금을 매기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기업들의 건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사회의 이란 제재가 풀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중동 건설시장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제2의 중동붐을 위해 외교적 지원을 많이 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손태락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전향적으로 검토해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것을 돕겠다”고 답변했다.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유통업과 공공사업 부문의 해묵은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한 기업 임원은 “내수를 부양하려면 유통업이 잘 돼야 한다”며 “월 2회 이상 휴일에 대형마트 영업을 일괄적으로 못하게 하는 규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업 참석자는 “중소기업을 키운다는 명분 아래 대기업들이 공공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해 해외 업체들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대기업의 입찰 제한 규제를 없애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사업 재편 과정에서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피인수기업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을 과도하게 보장해 사업 조정이 늦어진다는 게 대표적 내용이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이 합병을 시도했지만 주식매수청구액(1조6000억여원)이 예상치(1조3000억원)를 뛰어넘는 바람에 합병이 무산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재편지원특별법(원샷법)을 예로 들며 기업의 사업 재편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샷법은 상법과 세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특별법 형태로 단번에 풀어주는 법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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