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기 척결 특별대책

보험사기 유죄 판결 받으면 은행 등 금융거래 제한
외제차 사고 수리 지연 때 렌트비 지급액 줄이기로
앞으로 보험사기 전과자는 보험 가입은 물론 은행 거래에 제한을 받는다. 사망 보험금을 노린 반(反)인륜 범죄를 막기 위해 본인이 아닌 배우자나 자녀 앞으로 여러 개의 고액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소득 없는 배우자 명의 고액보험 가입 어려워진다

○반인륜 보험사기 척결

금융감독원은 ‘민생침해 5대 금융악(惡)’ 중 하나인 보험사기를 뿌리뽑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특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우선 사망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사의 인수 심사를 강화한다.

예컨대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를 피보험자로 해 계약할 경우 소득 인정액을 축소(남편 수입의 100%→50%)하고, 한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한도액을 엄격히 적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보험 조회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단기간에 여러 개의 고액 보험에 가입하는 계약자를 집중 감시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나이롱 환자’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허위·과다 입원 보험사기 혐의자를 근절하기 위해 경미한 질병·상해에 대한 세부 입원 인정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동차 보험사기와 관련해선 외제차 렌트비 지급 기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사고가 난 뒤 부당하게 수리를 지연시킬 경우 이를 렌트비 산정 기간에서 제외한다. ‘경미사고 수리기준’을 마련해 작은 긁힘만으로도 범퍼 전체를 수리하는 관행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에서다.

○국민 1인당 7만원 피해

소득 없는 배우자 명의 고액보험 가입 어려워진다

보험연구원의 추정에 따르면 보험사기는 연간 3조~4조원대 규모로 사기 건수와 액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적발 금액은 5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사기 종류별로는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지난해 7858억원(수리비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15.9% 늘어났다.

보험금을 노린 강력 범죄도 심각한 수준이다. 건당 보험금 규모가 작년 기준 1억2300만원으로 2012년 1600만원에 비해 8배가량 커졌다.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가는 나이롱 환자 사기도 지난해 735억원으로 전년보다 64.3% 증가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로 선량한 가입자의 부담(국민 1인당 7만원)이 커지는 등 경제적 손실이 큰 데다 강력 범죄를 수반해 사회 불안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판단, 지난해 ‘보험사기 근절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특별대책에서 금감원은 보험사기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하는 등 보험사기에 대해 ‘일벌백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장은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 등과 협의해 금융질서문란자는 보험 가입 제한을 포함해 금융 거래 시 불이익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기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관련 법률 제·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동휘/김일규/이지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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