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송금·결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뱅크월렛 카카오가 소비자 활용도에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월렛 카카오를 실제로 이용하는 소비자는 가입회원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금융결제원이 6일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현황’을 보면 작년 11월 서비스 출시 때 48만4000명이던 신규 회원은 12월 10만3000명으로 줄었고, 올 1월엔 4만8000명으로 감소했다. 거래횟수도 작년 11월 11만8000건에서 올 1월 7만4000건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엔 가입자의 25%가 서비스를 이용했으나 올 1월엔 가입회원 10명 중 1명만이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돈을 충전해 놓고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에 있는 사람에게 소액을 송금하거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출시 당시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도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고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되는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37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등에 업고 있어 기존 결제·송금 시장을 재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용자가 줄면서 뱅크월렛 카카오의 충전액수는 작년 12월 32억원에서 올 1월 25억원으로 감소했다. 거래액도 작년 12월 17억원에서 올 1월 13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뱅크월렛 카카오를 오프라인에서 쓰기 위해서는 모바일 현금카드 등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기존 인터넷뱅킹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고, 송금할 때는 돈을 받는 사람도 반드시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게 서비스 확대의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