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 네 마리 용? 싱가포르는 6만달러 선진국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싱가포르는 국가를 오로지 효율성이라는 실용적 관점에서 바라본 리콴유의 의지와 집념이 만든 작품이었다. 산업육성은 물론이고 교육 정치 외교 사회 등 모든 국가전략이 이런 원칙에서 운영됐다. 영어 공용화를 과감하게 시행하고 산업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했다. 일찌감치 금융과 해운의 국제 허브화에도 나섰으며 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개방 정책도 펴나갔다. 노동 유연성과 규제철폐, 낮은 세금정책 등 친기업 정책을 최대한으로 밀어붙인 것도 리콴유였다. 세계 2위의 경제자유도를 기반으로 2013년 해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는 세계 6위를 기록했다. GDP 대비 FDI는 홍콩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무엇보다 그는 부패방지와 실력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정부조직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왔다. 지금도 집권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강령 중 하나는 반부패다.
물론 리 전 총리를 향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국가주도형 민주주의나 관료형 자본주의라는 독특한 체제는 그의 창안물이다. 민주주의는 유보됐고 권위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그의 지도력이 있었기에 다양한 종교와 인종을 뛰어넘고, 해양과 대륙을 아우르는 아시아의 ‘멜팅존’이 될 수 있었다.
지금 싱가포르는 다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력과 기업을 끌어들이고 소득세를 인하하는 등 해외 부유층 유치 전략도 펴고 있다. 이미 아시아의 다른 용들과는 차원이 달라졌다. 아시아의 경제 강국이요 개방국가다. 위대한 한 인간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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