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렸다. 사상 최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미약해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등 떠밀린 결과이기도 하다.

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를 늘리려는 취지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금리는 전체 국민과 경제 모든 분야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효과와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7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한 것은 그만큼 향후 문제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어제 채권가격은 소폭 오른 반면(수익률 하락),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에 그쳐 엇갈린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의미로 읽힌다.

금리인하 효과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가계 지출 중 사회보험료 등 경직성 지출 비중이 44.5%나 됐다. 10년 사이에 4.2%포인트나 늘었다. 특히 사회보험료, 세금, 개인연금,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전·월세 등 주거비 증가율을 웃돈다. 가계 대출 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결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지 않으면 소비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투자는 더욱 그렇다. 기업이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하는 게 아니다. 투자를 가로막는 법적·행정적·정치적 규제들이 개혁되지 않으면 투자 활성화는 어림도 없다.

지금부터가 문제다. 무엇보다 1089조원이나 되는 가계부채 관리가 당면과제다. 전셋값이 더 올라갈 전망이고 보면 가계대출은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가계부채 증가에는 전·월세 자금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더 큰 탈이 날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 역시 시급하다. 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도 대부분 좀비기업에 들어가 버리고 만다.

결국 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금리정책은 소용이 없다. 미국 Fed의 금리 인상이 빠르면 올 6월, 늦어도 9월엔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돼 있다. 이젠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금리인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디플레이션 운운하며 한은 등을 떠민 결과다. 이젠 당정이 목숨을 걸고 구조개혁에 나설 때다. 더는 핑계댈 구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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