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에 성공했다고 설명한 코요테. 경기도 제공
황우석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에 성공했다고 설명한 코요테. 경기도 제공
황우석 박사는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2006년 7월 경기 용인에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세웠다. 컨테이너로 된 작은 가건물이다. 연구원장 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최고기술경영자(CTO)라는 타이틀만 가졌다. 함께 연구하던 제자 27명 가운데 20명이 연구원에 합류했다.

황 박사는 “실험실 바닥에서 토끼잠을 자면서 연구원에서 24시간을 보냈다”며 “언론 접촉을 하지 말고 논문과 특허로만 말하자는 것이 당시 우리의 좌우명이었다”고 회상했다.

황 박사가 복제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07년 12월이었다. 미국의 존 스펄링 아폴로그룹 회장이 기르던 애완견 ‘미시(missy)’의 동결 체세포를 들고 황 박사를 찾았다. 그는 복제견을 원했다. 이듬해 황 박사는 미시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복제견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부터 마리당 10만달러(약 1억원)를 받고 복제견 사업을 해왔다. 주문자는 대부분 외국인이다. 연구원은 올해 200~250마리의 복제견 주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 박사가 지난 7일 기자에게 분만시술을 공개한 뒤 “이제는 개장수가 다 됐다”고 말한 이유다.

황 박사가 2010년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를 만난 것도 동물복제 연구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당시 황 박사는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돼지 유전자를 인간 면역 유전자로 바꾸는 ‘이종 장기용 무균돼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연구를 위해서는 매주 두 마리 이상의 돼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당 65만원이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전해 들은 김 지사는 “과학자를 홀대하는 나라가 어떻게 제대로 된 나라가 되겠느냐”며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의 돼지를 무상으로 쓸 수 있게 길을 열어줬다.

황 박사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매머드 복원’이다. 매머드는 약 480만년 전부터 4000년 전까지 존재했던 코끼리과 포유류다. 황 박사는 러시아 동북연방대학 연구자들과 함께 매머드 복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매머드 혈액에는 추위에 강한 ‘항동해제’ 성분이 있어 체세포를 채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며 “아시아 코끼리에서 매머드를 복제할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조미현/이준혁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