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인가
주식교환 방식으로 M&A…기업가치 최대 7조원 달해

벤처거품인가
무형자산·부채 비중 높아…지나친 고평가 우려도
1년새 61곳 인수한 '벤처 포식자'…옐로모바일 계열사 수, 삼성 넘어섰다

다른 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해 덩치를 키우고 있는 옐로모바일의 계열사 수가 삼성·LG그룹을 넘어섰다. 몸값도 높아졌다. 기업가치가 4조원에서 최대 7조원에 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시가총액 약 4조원)나 다음카카오(약 7조800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옐로모바일은 서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주로 쓴다. 많은 현금을 들이지 않고도 인수 기업을 늘리는 비결이다. 지난달에는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500볼트라는 기업도 출범했다.

시장에선 두 가지 시선이 교차한다. 어려움을 겪는 벤처들이 서로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탄탄한 사업 기반 없이 M&A로 기업 가치만 부풀리다간 한순간에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년 동안 계열사 61개 늘려

옐로모바일은 5일 인도네시아 광고회사 애드플러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옐로모바일의 72번째 계열사다. 최근 1년 동안에만 61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계열사 수만 놓고 보면 삼성(69개) LG(63개) 현대자동차(51개) 등 국내 대표 그룹보다 앞선다. 옐로모바일보다 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SK(82개) 롯데(81개) GS(78개) 대성(76개) 등 네 곳에 불과하다.
1년새 61곳 인수한 '벤처 포식자'…옐로모바일 계열사 수, 삼성 넘어섰다

덩치가 커지면서 기업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에서 1억500만달러(약 1150억원)를 투자받으며 기업 가치가 1조원으로 평가됐다. 지난달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4조~7조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주관사 자리를 따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기업가치가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코스닥과 미국 나스닥 중 한 곳을 골라 이르면 올 연말, 늦으면 내년 초 상장할 계획이다.

○무형자산·부채 비중 높아

옐로모바일의 몸값이 오르는 이유는 잦은 M&A로 매출과 자산이 급증한 데다 성장세가 높은 모바일 인터넷 산업이라는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설립 첫해인 2012년 7000만원이던 매출은 2013년 90억원, 작년 1~9월엔 532억원으로 늘었다. 자산은 2012년 11억원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1884억원으로 커졌다.

포메이션8이 투자할 때 제3자 분석기관으로 참여한 대영회계법인은 5년 뒤인 2020년 옐로모바일 매출이 1조2092억원, 영업이익은 30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가치 1조원에 대한 근거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런 평가에 의문부호를 단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을 고려할 때 너무 낙관적인 성장 전망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산이 대부분 무형자산과 부채로 구성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작년 9월 기준 옐로모바일의 무형자산은 895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47%를 차지한다. 스스로 창출한 수익 대신 투자받은 돈으로 M&A에 나서기 때문에 부채도 1471억원에 달한다.

무형자산은 브랜드 가치와 영업력, 기술, 인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워 평소에는 재무제표에 기록하지 않지만 M&A로 다른 회사를 사면 영업권이란 이름을 달고 자산으로 기록된다. 한 회계사는 “닷컴버블 때도 인터넷 기업의 가치를 정당화하는 용도로 무형자산이 자주 활용됐다”며 “손에 잡히지 않는 만큼 유형자산과 달리 가치가 사라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000년 터진 리타워텍 사건을 떠올리기도 한다. 작은 송풍기를 제작하던 국내 기업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 대표가 인터넷 회사로 바꾸면서 벌어졌다. 리타워텍은 6개월 동안 30여개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100억원을 밑돌던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부실이 드러나면서 순식간에 무너져 IT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임근호/정영효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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