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대 전시공간 '위세'..2세대 지오니까지 가세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중국 제조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이들이 이 글로벌 행사의 실세로 자리매김한 것을 체감하는 무대였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올해 행사기간을 작년보다 며칠 앞당기려고 했다가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春節) 기간과 겹치는 것을 고려해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올 MWC에서 가장 위세를 떨친 중국 업체는 단연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MWC의 가장 비싼 전시관인 3번홀에서도 일본의 소니, 미국 이동통신사 AT&T과 더불어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렸다.

규모만 비슷할 뿐 위치상으로는 3번홀의 정중앙에 있어 관람객의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였다.

게다가 화웨이는 통신·장비를 바이어에 소개하는 부스를 1번홀에 따로 꾸렸다.

이곳의 규모는 3번홀 부스의 10배가 넘었다.

일반 미디어 출입도 제한된 1번홀 내부에 허가를 받아 들어가 보니 전시관과 더불어 수백 평 규모의 바이어 전용 고급 레스토랑도 있었는데 빈자리 하나 없이 비즈니스 상담을 하는 관계자들로 빼곡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이들 대부분이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이라며 전시 규모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MWC에도 거금의 후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미디어는 물론 일반 관람객이 착용하는 뱃지 목걸이 끈에는 화웨이의 로고가 박혀 있었다.

MWC에 참관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시장 앞 광장에 수십 개의 깃발광고를 화웨이가 모두 독점했는데 올해는 갤럭시S6를 들고나온 삼성에 내줬다"며 "이 광고 비용만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반 모바일 기기를 전시한 3번홀 화웨이 부스는 스마트폰과 스마트밴드, 태블릿에 각종 사물인터넷 기기까지 그야말로 스마트 기기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화웨이 부스의 주제는 'Make it possible(불가능은 없다)'였다.

바로 맞은편에선 역시 중국 제조업체인 ZTE가 화웨이 못지않은 부스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다만 ZTE는 아직 화웨이보다는 스마트 기기의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베끼기 전략도 여전했다.

떳떳하게 전시된 ZTE의 대화면 스마트폰 '블레이드S6 플러스'는 아이폰6플러스를 빼다박아 민망하기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ZTE의 전시 주제는 'Tommorow never waits(내일은 없다)'였다.

모토로라를 집어삼키며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3위에 오른 레노버는 3번홀 구석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로 자리하고 있었다.

글로벌 노트북 1위 업체답게 최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보다는 노트북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후발업체인 지오니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오니는 중국의 2세대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MWC에 참가했는데 플래그십 스마트폰 이라이프S7으로 관람객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지오니는 작년 2월 두께 5.15㎜의 스마트폰을 출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기록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3, 4분기에 일약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를 거두며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는 올해에도 MWC에 참가하지 않으며 '온라인 온리' 전략을 계속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든든한 내수 시장에 이제 기술력마저 확보한 중국업체들이 MWC의 주인이 돼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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