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중립 진영' 인사 평가…리테일 경력이 결정적 역할 한 듯

신한금융지주가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조용병(58)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2년 임기의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 김석원 전 신용정보협회장, 이상경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한 총 4명으로 이뤄졌다.

자경위는 지난 2월 초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병세에 의한 개인 사정으로 퇴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간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해 자회사 경영승계 계획에 따른 은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자경위는 "조 사장의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 업무추진력,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자경위는 특히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조 행장 내정자의 자산운용사 경험과 글로벌 사업 추진 경험이 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과 신한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 내정자는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이 다툼을 벌이다 모두 물러난 '신한 사태'의 그늘에서 가장 자유로운 인사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모두 한 번씩은 라응찬 진영이나 신상훈 진영으로 분류된 가운데에서도 조 내정자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 진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이번 신한은행장으로 조 내정자가 선택된 것은 한 회장을 비롯한 자경위원들이 조직의 극심한 내분 사태를 가져왔던 신한 사태에서 완벽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한사태는 현재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으며,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날 자경위에서 추천된 조 행장 내정자는 오는 25일 열리는 신한은행 이사회와 내달 18일 주주총회를 거쳐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조 내정자는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은행에서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을 거쳐, 임원 승진 후에는 글로벌사업, 경영지원, 리테일 영업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금융위기 당시 뉴욕지점장을 맡으며 자금 조달 등 핵심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2013년 1월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선임됐으며, 임기 2년을 마친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자경위원들은 글로벌사업과 리테일(소매영업)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조 내정자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조 내정자가 글로벌과 리테일 부문에서 쌓은 경력을 자경위원들이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면서 "특히, 리테일 부문에서의 경력은 행장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내정자와 함께 유력한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거론됐던 김형진 신한금융 부사장은 인사·전략통으로, 영업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고배를 마시게 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여태껏 신한은행장 중에 영업 경력이 부족한 인사가 행장으로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신한 내부에서 덕장에다가 신망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술을 좋아하는 '두주불사형'이지만, 마라톤 마니아일 정도로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한편,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선임에 대한 논의는 내달로 연기됐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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