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기부액이 10억원을 넘은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 가족. 오른쪽부터 원 회장, 아들 성준군, 부인 강수진 씨. 한경DB
누적 기부액이 10억원을 넘은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 가족. 오른쪽부터 원 회장, 아들 성준군, 부인 강수진 씨. 한경DB
“서울 명동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했던 제 어머니는 거리 노숙인들을 보면 항상 팥죽 같은 먹거리를 아낌없이 내주셨죠. 기부는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생활화해야 합니다.”

명동의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55)의 얘기다.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와 부동산자산관리회사 등을 운영하는 원 회장은 2003년 이후 각종 단체에 기부한 금액이 20억원이 넘는다.

그는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11번째로 가입했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원 회장의 누적 기부액이 10억원을 넘어 개인기부자 기부액 중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원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릇에 넘치기 전에 이웃과 나누고 스스로의 그릇을 키우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며 “나눔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고 내 아이에게도 나눔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기부는 혼자만의 선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원 회장에 이어 2012년 12월 그의 아내 강수진 씨(44)와 아들 성준 군(19)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각각 193번째, 194번째로 가입했다. 한 가족 모두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한 건 원 회장 가족이 처음이다. 그는 이처럼 기부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돌아가신 어머니는 항상 어려운 사람을 가족처럼 돌봐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원 회장의 기부가 시작된 건 2003년부터다. 그는 평생을 기부에 몸바친 부모님의 뜻을 잇고자 아내와 함께 동사무소를 찾아가 사회복지사에게서 후원 대상자를 소개받고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첫해 6가구로 시작했던 후원은 9년 만에 100가구로 늘었다. 2007년부터는 중구에 사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매년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2008년부터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제주도 등 국내 여행을 선물하고 있다. 2011년엔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학회도 설립했다. 아들 이름을 따 ‘준 장학회’로 명명한 이 장학회는 매년 30명의 청소년에게 1인당 24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원 회장의 꿈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재단 설립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체적인 설립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재단 설립은 평생 제 소원이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언제라도 들어와서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만들고 싶습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