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신용카드업계에서 준비 중인 새로운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인 신용공여일(카드회사가 위험부담을 지는 기간) 연장형 복합할부에 대해 28일 반대 성명을 내놨다.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업계 대표격으로 카드업체들과 수수료 인하 협상을 벌여왔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신용공여일 연장형 복합할부도 기존 복합할부와 마찬가지로 수수료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불합리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복합할부는 자동차업체-할부금융(캐피털)사-소비자 간에 체결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할부 거래에 신용카드회사가 끼어들어 자동차업체-카드사-캐피털사-소비자 구조가 되면서 카드사가 수수료를 챙기는 상품이다.

카드사가 전체 거래 금액의 1.9%인 수수료 일부를 캐피털사에 떼주기 때문에 소비자는 일반 자동차 할부보다 금리 부담이 연 1%가량 낮아지지만 자동차업체에는 1.9%의 수수료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또 일반 카드거래가 신용공여일이 한 달 정도인 것과 달리 복합할부는 3일 이내인데도 1.9%의 수수료를 떼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수수료율을 1.5%(체크카드 수준)로 낮췄다. 비씨카드는 올초 복합할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자 복합할부 시장점유율 1, 2위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신용공여일을 한 달로 늘리는 신용공여일 연장형 신(新)복합할부 상품을 출시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신용공여일을 늘린다고 해도 자동차업체의 수수료 부담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복합할부의 불합리성은 그대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