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철 아미코젠 대표가 효소 건강기능식품 ‘K-뉴트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가 효소 건강기능식품 ‘K-뉴트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바이오 기술로 무공해 효소를 만드는 ‘산업용 특수효소’ 전문회사 아미코젠은 201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해 매출 232억원에 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37.9%였다.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낸 덕분이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매출이 15%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30%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환경 오염이 거의 없고 500회가량 재사용할 수 있는 생물 촉매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점차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미코젠이 갖고 있는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10여년 전 기술 팔아 숨통”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 "독자기술로 만든 산업용 효소…500번 써도 無공해"
2003년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55)에게 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2000년 회사를 세우고 투자를 받은 25억원을 3년 만에 연구개발(R&D) 등에 다 사용한 때였다. 전화를 건 사람은 아미코젠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몇 가지 묻고는 당장 만나자고 청했다. 이 회사는 환경 오염 없이 항생제를 합성할 수 있는 특수효소 기술을 찾고 있었다.

아미코젠은 100억원가량을 받고 기술을 팔았다. 이 기술로 만든 항생제 원료의약품의 시장 가치만 1500억원에 이른다. 신 대표는 “기술을 이전한 뒤 기업 경영에 숨통이 틔였고 자신감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제자들 일자리 위해 창업”

아미코젠이 만드는 산업용 특수효소는 항생제 등 원료의약품에 들어가는 다양한 화학성분들을 잘 섞는 데 필요한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하는 효소다. 기존 화학 효소는 합성 과정에서 폐기물이나 이산화탄소 등이 배출돼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KAIST에서 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28세 때 경상대 교수로 부임했다.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된 그는 10여년 동안 논문 100여편을 쓰고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는 제자들이 취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직접 회사를 설립해 제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분야가 효소였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창업을 하겠다고 말하자 KAIST에서 함께 공부하던 선후배 4명이 합류했다. 바이오벤처 창업 열풍이 한창일 때라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지원철 이지바이오그룹 회장도 신 대표에게 6억원을 투자하는 등 초기 투자금 마련도 수월했다.

◆건강기능식품에도 도전

아미코젠은 2006년 ‘기술성 평가’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기술성 평가는 전문 평가기관의 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벤처기업은 적자를 내거나 자본잠식 상태여도 상장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아미코젠은 당시 적자 상태였지만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기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평가기관 두 곳 가운데 한 곳에서 B를 받아 상장이 무산됐다. 신 대표는 “상장 실패 이후 핵심 연구원들이 빠져나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신 대표의 목표는 아미코젠을 5년 내 매출 2000억원대로 키우는 것이다. 올해를 ‘제2 창업의 해’로 정하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효소 관련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K-뉴트라’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신 대표는 “특수효소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조미현/김형호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