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장애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생활시설에 분리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장애인의 인권과 자립에 대한 높은 욕구로 인해 중증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돕는 조례들이 제정되고 있다.

이번에 만난 박준효 씨도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시설에 거주하다 2014년부터 ‘그룹 홈’이라고 부르는 공동생활 가정에 거주하면서 자립생활훈련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그룹 홈을 나가 완전한 독립생활을 할 예정이다. 자립 후 경제활동을 위해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도 ‘그룹 홈’의 생활 일지를 매일 작성하고 있고, 자립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보 검색을 목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 ‘그룹 홈’을 벗어나 완전한 자립을 하게 되면 컴퓨터의 사용빈도는 더욱더 높아질 것이다.

박 씨는 선천적인 뇌병변장애로 인해 상지와 하지에 강직과 불수의적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자립을 하겠다는 의지로 하지를 이용하여 키보드를 사용해왔다. 자간 폭이 좁고 자판 크기가 작은 일반 키보드를 발가락으로 눌러 사용했는데, 언뜻 생각해보아도 손으로 입력하도록 제작된 키보드를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발을 이용해 사용한다는 것은 피로도가 매우 높은 작업이다. 때문에 오랜 사용으로 충분히 적응을 하더라도 신체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키보드의 타이핑 속도와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박 씨가 IT 보조기구 지원사업으로 지원받은 보조기구는 빅키 키보드와 키가드이다. 빅키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키보드의 전체 크기와 자판의 크기가 크고, 자판 배열이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발로 키보드를 사용하는 박 씨는 빅키 키보드를 통해 신체 피로도를 감소시킬 수 있고, 입력 속도 및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오타를 방지하기 위한 키가드가 함께 지원되어 키보드 입력 환경이 대폭 개선됐다.

해당 대체 키보드는 5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수입 보조기구라 일반적인 소비자도 쉽게 구입을 결정하기 힘들다.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키보드와 같은 배열(QWERTY)의 보조기구(빅키키보드)를 지원받아 적응 기간이 필요없을 정도로 즉시 키보드를 사용했다. 또한 키가드를 장착하여 발가락으로 자판을 누르는 경우에 다른 키가 함께 눌리는 일이 줄어들었고, 키보드 입력 시 속도도 붙어 신체 피로도도 줄어들게 되었다.

박 씨는 "문서작성과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하며 많은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보조기구를 지원받고 편해졌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처럼 ㈜코스콤 후원 IT 보조기구 지원사업은 많은 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위한 사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박준효 씨가 IT 보조기구의 지원으로 컴퓨터를 활용하여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중증 장애인, IT 보조기구 통해 세상과 소통하다…네 번째 이야기
△ 빅키키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