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인사하는 구본무 회장 >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 인사모임에서 이상봉 LG전자 부사장(오른쪽) 등 그룹 및 계열사 경영진과 인사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 신년인사하는 구본무 회장 >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 인사모임에서 이상봉 LG전자 부사장(오른쪽) 등 그룹 및 계열사 경영진과 인사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도약하는 데 확신을 가져야 한다.”(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구본무 LG그룹 회장)

현대자동차와 LG, SK그룹이 2일 그룹 차원의 2015년 을미(乙未)년 시무식을 열고 과감한 도전과 응전을 다짐했다. 대내외적으로 엔저 지속과 신흥시장 침체에다 신(新)4저(투자·금리·소비·물가) 가능성까지 경영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그룹들은 위기는 극복의 대상이고, 그 힘은 도전과 혁신에서 나온다며 한결같이 미래경쟁력 확보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신년 메시지에선 어느 해보다 말보다는 실천, 관행보다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장기 입원으로 그룹 차원의 신년 행사 없이 계열사별로 간단한 시무식을 한 뒤 업무를 시작했다.

○‘위기 돌파’ 주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500여명의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열린 시무식에서 ‘900만대 시대 이후’를 화두로 던졌다. 정 회장이 공개적으로 900만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내수 침체와 엔저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800만대 목표를 달성했다”며 “올해 820만대에 이어 곧 900만대도 무난하게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00만대 판매 체제가 되면 대형차와 친환경차도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손색없게 만들고 판매해야 한다. 앞으로의 핵심은 기술혁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또 “그룹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겠지만, 생산현장에서도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실행력을 거듭 강조했다. 구 회장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연 시무식에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럴 때일수록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도하려면 치밀한 전략과 운영 계획, 좋은 인재가 필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아무리 잘 갖춰져도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그러면서 “기필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덕담하는 김창근 의장 >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오른쪽)이 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년회에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제공
< 덕담하는 김창근 의장 >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오른쪽)이 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년회에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제공
○도전하고 변화하라

총수 부재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SK그룹에서는 현재의 위기 타개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8만여명의 임직원에게 생중계된 신년 인사에서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미래성장 동력원 발굴이 지연돼 우리에게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혁신적 노력으로 험난한 파고를 극복하고 전화위복을 이뤄내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이어서 계열사별로 조용히 시무식을 치렀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무식에서 “올 한 해 새롭게 도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점을 맞출 사업으로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IoT) 등을 꼽았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미래전략실 직원들과 한 별도의 시무식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스스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행동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겸손하고 외부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수진/주용석/박영태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