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많은 연말연시, 담적으로 인한 과민성대장증후군 조심
추운 겨울에는 추위 말고도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빠지기 힘든 지인들과의 모임이다. 직장회식, 친구, 가족모임 등 연말과 연초에는 많은 모임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모임이 잦은 회사원 김모씨(42). 요즘 회사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시간보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식사 후에는 아랫배가 항상 부글부글 거리면서 아파오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가면 거의 설사를 하는데, 대변을 보고 난 뒤에도 변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든다. 이달 들어 송년회, 동창회 모임 등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이런 증상이 부쩍 심해졌다. 김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검사를 받은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김씨처럼 송년회 등의 모임이 잦아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만성적으로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과 함께 변비 또는 설사가 지속되거나 변비와 설사가 며칠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신체 균형이 무너지는 연말연시에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걸리는 질환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하루에도 몇 번씩 설사를 하거나 변비가 있고 간혹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난다. 배변 전에 있던 복통이 배변 후에는 사라지고, 방귀나 트림이 자주 나오면서 구토,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전체 인구의 10~15%에서 나타나고, 여자가 남자보다 2배 가량 많다. 원인은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만성피로 등으로 인한 소화관 기능 약화에 있다.

한방에서는 내시경이나 엑스선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을 음식물 소화 처리 능력을 떨어뜨리는 담적으로 보고 있다. 담적은 폭식, 과식 등의 나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운동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위장 외벽에 음식물찌꺼기가 쌓여 위벽이 딱딱하게 굳어져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원장은 “담적병으로 인해 위장 기능이 저하되면 대장의 운동력이 약화되고 복통 및 소화장애, 설사, 변비 등의 과민성 대장증상 등이 나타난다. 또 전신에 독소를 퍼트려 두통, 피부질환, 당뇨, 우울증, 치매 등 전신질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담적병 치료는 담 독소를 제거하고 경화된 위장을 녹이는 발효한약과 고주파 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대부분 통원 치료를 통해 진행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엔 보름 정도 입원해 집중 치료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