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왜 과거의 관성을 떨쳐버리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기업이 할 일을 정부가 직접 해보겠다고 덤비는 것이 그렇다. 그것도 변화가 가장 빠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다. K-플랫폼, 데이터 거래소, 샵메일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하나같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중소 방송사와 제작사 등의 한류 콘텐츠 판매를 위한 기업형 장터라는 K-플랫폼만 해도 그렇다. 당장 방송업계부터 회의적이다. 시청자의 인기를 얻어야 가치가 올라가는 게 방송 콘텐츠인데 누가 검증되지도 않은 콘텐츠를 바로 사겠느냐는 얘기다. 데이터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각 기업과 정부기관 등에서 모은 데이터의 규격을 맞춰 주식처럼 한 곳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한다지만 단순히 장터를 만든다고 거래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데이터 거래라고 서로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시장원리를 비켜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정된 중계자가 본인 확인, 송·수신 확인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온라인 등기우편’ 샵메일이 공공부문에서조차 외면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미래부는 과거 정보통신부 시절 정부가 주도했던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상용화 등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ICT시장 환경부터 매우 다르다.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게임의 룰 또한 글로벌화되는 추세다. 정부가 직접 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민간에게는 또 하나의 철벽 규제나 다름없다. 미래부의 역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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