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의 겨울 장사도 신통치 않다. 백화점들은 식당가와 겨울 외투류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들은 대규모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말 경기 '한파 주의보'] '폭풍 할인'에도…대형마트 울상
신세계백화점의 이달 1~17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식당가(9.6%)였다. 반면 핵심 상품인 여성 의류(2.4%)와 해외 명품(3.8%)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현대백화점 매출은 같은 기간 7.2% 늘었다. 패딩 점퍼와 다운 재킷이 주력 상품인 아웃도어(28%)와 프리미엄 패딩(47%)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고, 식당가 매출도 10.3% 늘었다. 하지만 유·아동(6.7%), 남성 의류(5.1%), 여성 의류(3.8%)의 매출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같은 기간 7.4% 늘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식당가(36.7%)였고 패딩 점퍼 열풍에 힘입어 스포츠(24.4%)와 해외 패션(16.8%)도 비교적 판매가 잘 됐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가장 높은 달”이라며 “이달 들어 기온이 내려가면서 방한용품 판매가 증가한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주력 상품인 패딩 점퍼와 다운 재킷은 지난 10~11월에는 따뜻한 날씨 탓에 판매가 부진했다. 백화점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패딩·다운 할인행사를 쏟아냈고, 때마침 한파가 닥치면서 구매를 미루던 소비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정가에 팔아야 했던 제품을 세일가에 대거 처분한 것이다.

생활필수품 구매가 몰리는 대형마트들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마트의 이달 1~18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고, 롯데마트 역시 2.9% 감소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달 들어 겨울 의류와 침구 등을 파격가에 판매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여는 등 ‘물량공세’를 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임현우/유승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