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1일 개막] 한·아세안 첫 민간 경협기구 출범…中企 교류 탄력받는다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이에 첫 민간 경제협력기구가 출범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부산 중동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각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 대표, 정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 창립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아세안 경제인 공동 선언문도 채택됐다.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는 양측 간 최초의 민간 경제협력 채널로, 앞으로 시장정보 교환과 사절단 파견 등을 추진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통상 관련 규제 개선 등 대정부 정책 건의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는 국가별로 경제단체 대표 1명과 중소·중견기업 대표 각 1명 등 3명씩, 모두 11개국 33명으로 구성된다.

사무국은 한국에선 대한상의가, 아세안은 의장국 경제단체가 맡기로 했다. 올해는 미얀마, 내년에는 말레이시아가 아세안 의장국이다.

기업인 협의체 총회는 매년 1회 한·아세안 정상회의나 경제장관회의 일정과 연계해 개최하고 실무회의도 연 1~2회 열기로 했다. 중국이나 일본이 아세안과 만든 비즈니스협의회처럼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도 상설로 운영하며 정보 교류의 마당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아세안과 교류하고 있거나 새로 거래하려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협의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국 정부도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는 만큼 협의체를 통해 접수된 건의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아세안에서 기업 활동을 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헌배 대한상의 국제통상팀장은 “정보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한상의에 설치된 협의회 사무국에 아세안 진출을 문의하면 사무국은 각국 경제단체가 추천하는 현지 파트너를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인 협의체 활동이 정착되면 2006년 발효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은 “복잡한 규정과 통관 환경 때문에 한·아세안 FTA가 다른 나라들과의 FTA에 비해 효과가 적었다”며 “기업인 협의체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많이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은 1980년부터 일·아세안 기업인 협의체를 결성했다. 무역·투자, 관광, 문화 등 부문에서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면서 자국 기업의 아세안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2001년 정부 주도로 중·아세안 기업인 협의체를 발족했다. 미국 호주 인도 등도 아세안과 1980년대부터 비슷한 형태의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