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수십명이 일시에 해고를 통보받아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한다. 입주민과 용역업체 간의 계약이 종료된 데 따른 것이지만,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원들에 대해 최저임금 100%가 적용돼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게 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봉급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까지 합쳐 올해보다 약 19% 올라갈 것이라는 게 고용노동부 추산이다. 기어이 대량실직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결국 올 게 왔다. 3년 전 정부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일자리를 잃는다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최저임금 100% 적용 시기를 2012년에서 2015년으로 연기했지만, 이제 그 순간이 다가오고 만 것이다. 고용부가 올해로 끝나는 월 6만원의 보조금 지급을 2017년까지 3년간 연장한다고 하지만, 문제의 본질과는 별 관계가 없다. 아파트 경비원을 포함해 경비·시설관리 등 이른바 감시·단속업무 근로자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두 41만명에 이른다. 고용부는 3200명을 지원한다고 말하지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실직할지 통계조차 없다. 야당 요구대로 지원 예산을 늘려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경비원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는데, 월급이 올라가봐야 뭐하느냐며 한탄하는 그대로다.

최저임금제의 피할 수 없는 역설이다. 최저임금은 어차피 대기업·중견기업이 아닌 영세·중소업체, 음식업체, 편의점 같은 영세 자영업에 적용된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할 시간이 줄거나 아예 서민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젊은 계층과 미숙련 근로자가 피해를 보고, 혜택은 그 상위계층에게 돌아가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도 수두룩하다. 미국에서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올리는 이른바 텐텐법안이 여전히 의회에 묶여있고, 스위스 국민들이 세계 최고의 최저임금제 도입을 국민투표로 거부했던 이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임금이 올라가는 것만 보이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인가. 한국 국회에서는 경제학 교과서를 나무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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