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신고로 본 명품백 판도

샤넬 1위, 프라다 2위…루이비통은 매년 순위 하락
'로고백' 고집해온 디자인 전략, 희소성 떨어지자 소비자 외면
루이비통 가방, 프라다에도 밀려 3위로 추락

명품 가방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중화된 명품 브랜드를 기피하는 대신 희소성이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명품 가방 브랜드들의 서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강석훈 의원(새누리당)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관에 신고된 명품 핸드백의 세액 순위는 샤넬이 25억37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라다(17억4700만원), 루이비통(15억73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세관에 신고된 명품 가방의 세액은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이나 출장 때 사온 가방에 매겨진 관세 금액으로, 명품 가방의 인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최근 3년간 세관에 신고된 명품 핸드백의 70%는 이들 3개 브랜드에 몰려 있다.

루이비통 가방, 프라다에도 밀려 3위로 추락

이 중 루이비통(사진)은 2012년까지 1위였으나 지난해 2위, 올해 3위로 매년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 샤넬은 2012년 2위였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프라다는 2012~2013년 3위였다가 올해 2위로 올라섰다.

루이비통은 올해 세관에 신고된 핸드백 브랜드의 건수별 순위에서도 프라다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강 의원은 “2012년까지 건수 및 세액별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였던 루이비통이 지난해 세액별 순위에서 샤넬에, 올해 건수별 순위에서 프라다에 각각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라며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대의 명품백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샤넬은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소비자들의 소장 욕구를 한층 자극했다는 뜻이다. 샤넬 핸드백 1개당 평균 세액은 80만7704원으로 루이비통(26만1035원), 프라다(22만2236원)의 3배 이상이다. 명품 핸드백은 크기, 소재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샤넬 핸드백은 대략 600만~1000만원대, 루이비통 핸드백은 100만~600만원대다.

올 가을·겨울(F/W) 신제품의 경우 샤넬의 ‘라지 토트백’은 1108만원, 루이비통의 ‘락킷 갈렛’은 437만5000원이다. 예전 제품의 가격으로 따져도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은 643만원, 루이비통의 ‘스피디백’은 113만5000원으로 가격 격차가 많이 나는 편이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국내 물량을 조절하거나 가격대를 꾸준히 올려 명품의 생명인 희소성을 유지하면서 여성들의 로망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루이비통은 최근 로고를 드러내지 않은 ‘로고리스백’을 전면에 배치하긴 했지만 로고백 이미지가 워낙 강한 데다 국내에 물량이 너무 많이 풀려 ‘3초백’이 되면서 명품으로서의 가치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롯데·신세계·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에서 매출 증가율이 -0.7~-3%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롯데면세점 본점에서는 2010년 966억8500만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773억9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신라면세점 본점에서도 2010년 306억7700만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22억3300만원으로 감소했다. 모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의류·잡화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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