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둔 함둘라푸르 캐나다 워털루대 총장(왼쪽 두 번째) 등 연사들이 ‘창조인재를 위한 한국형 창업교육’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페리둔 함둘라푸르 캐나다 워털루대 총장(왼쪽 두 번째) 등 연사들이 ‘창조인재를 위한 한국형 창업교육’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창업교육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꼭 해야 합니다.”

페리둔 함둘라푸르 캐나다 워털루대 총장은 6일 글로벌 인재포럼 분과회의 ‘창조 인재를 위한 한국형 창업교육’에서 창업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함둘라푸르 총장은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와 그에 대한 창업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창의력은 나중에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창의적 사고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창업교육 사례로 워털루대의 교육 방식을 소개했다. 워털루대 학생들은 한 학기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다음 학기는 기업에서 실무를 배우는 방식으로 학부 생활을 한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것을 어떻게 실무에 적용하는지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교육 시스템 덕분에 전체 학생의 43%는 자신이 창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지프 완 난양공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도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졸업 후 벤처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며 난양공대 비즈니스스쿨의 교육과정을 예로 들었다. 이곳에선 어떤 전공이든 기업가 정신 과목을 5시간 이수하는 게 필수인데, 이 방침이 생긴 뒤로 학생들 사이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했다. 완 교수는 “싱가포르에선 세계화를 위해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갖춘 세대를 키워야 한다며 대학들에 상당한 기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호 성균관대 창업교육센터장은 이들의 발표를 들은 뒤 “워털루대와 난양공대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면 학생들이 열심히 잘해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을 깔고 교육하는 분위기로 보인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정 기간에 몇 명이 창업했느냐, 창업 관련 과목 수가 얼마나 되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취업이 안 되니까 창업하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안 된다”며 “취업도 좋지만 창업 기회도 있다고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함둘라푸르 총장은 “한국 학생들은 창업했을 때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부족하다”며 “산학 협동을 통해 경험할 기회를 주는 방식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지은/이현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