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구찌, 3분기 매출 2%나 줄어…'대중 명품' 지향이 실적부진 원인
잘나가던 루이비통도 주춤…한국서 2년연속 매출증가율 둔화
프라다 매출도 2010년 이후 첫 감소
콧대 꺾인 명품…"백이 안 팔린다"

세계적인 명품 그룹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핵심 사업인 가방 부문 매출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올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하락한 8억5100만유로(약 1조1377억원)를 기록했다고 27일 보도했다. WSJ는 “구찌가 ‘대중 명품’을 지향한 게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며 “다양한 소비자를 끌어들이려고 저가에서 고가까지 너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희소성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컨설팅기업인 넬리로디의 피에르 프랑수아 르 로에 회장도 “구찌는 지나치게 많은 제품과 지나치게 많은 대형 매장을 갖고 있다”며 “구찌 핸드백에는 더 이상 독특함이 없다”고 꼬집었다.

구찌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비자들의 달라진 취향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는 로고가 전면에 부각된 ‘로고 백’ 대신 로고 문양을 뺀 ‘로고리스(logoless) 백’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이런 디자인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구찌코리아의 매출은 2011년 295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2425억원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도 사정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LVMH그룹의 패션·잡화 매출은 2012년 71억7900만유로(약 9조5872억원)였으나 지난해 71억3900만유로(약 9조5338억원)로 감소했다. LVMH그룹에서 이 부문 매출이 줄어든 것은 최근 10년 내에 처음이다.

간판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그룹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도 루이비통은 서울 A백화점에서 2012년과 2013년 매출 증가율이 각각 -2.0%, -0.7%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B백화점과 C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각각 -3.0%, -0.7%로 부진했다.

LVMH그룹 산하 또 다른 명품 브랜드인 펜디도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 펜디코리아는 2011년 342억여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96억여원으로 줄어들었다.

프라다, 미우미우를 산하에 둔 프라다그룹은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0.6% 줄어들었다. 지난해 29% 증가했던 가방 매출이 3% 감소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루카 솔카 BNP파리바 명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프라다는 더 이상 명품 시장의 중심 브랜드가 아니다”며 “가격을 올려 고급 핸드백처럼 포장하는 것 외에 새로운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네질도 제냐, 토즈, 페라가모,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들도 국내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2011년 29억여원이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64억원으로 불어났다. 버버리코리아는 2011년 34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99억원으로 떨어졌다.

김선주/강영연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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