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손해, 移通 3사만 이익
보조금 분리공시 협박하지 말고
진입장벽 제거, 요금자율화해야

김영용 < 전남대 교수·경제학 >
[다산칼럼] 누구를 위한 단통법인가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주요 입법 이유는 지원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해 단말기 유통시장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이동통신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이동통신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기지국 등의 통신 관련 제반 시설을 모두 갖추고 사업에 들어가면 통신 체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따른 추가적 비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정부 주도 요금 담합으로 요금 경쟁이 불가능하고 산업에의 진입도 막혀 있다. 어지러워 보이는 이통회사 간에 벌어지는 고객 쟁탈전은 산업의 이런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통회사는 1년에 80만원씩 2년 동안 160만원의 통신료를 쓸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고가 요금제 계약자)에게는 가입 시 최대 160만원의 지원금을 줄 수 있다. 100만원짜리 단말기를 거저 줘도 60만원이 남는다. 반면에 1년에 12만원씩 2년 동안 24만원의 통신료를 쓸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저가 요금제 계약자)에게는 최대 24만원의 지원금을 줄 수 있다. 이통회사가 고가 요금제 계약자에게는 많은 지원금을, 저가 요금제 계약자에게는 적은 지원금을 주는 배경에는 이런 합리적 이유가 있으며 어느 나라에서나 요금제 계약자에게는 그에 따른 보조금을 준다.

이제 지원금 상한액을 30만원으로 설정한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단말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어 손해를 보게 됐다. 또 단말기 제조회사는 소비자 구입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곤란을 겪고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당장 이익을 보는 주체는 이동통신 3사다. 지원금이 최대 30만원으로 제한됐으니 피곤한 고객 쟁탈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고 요금은 정부 주도 담합으로 지지되고 있으니 요금 경쟁을 할 필요도 없다. 진입도 사실상 막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산업에 경쟁이 사라짐으로써 향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상업 세계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모두 퇴출될 수도 있다. 단통법의 결과는 소비자 손실이요, 제조회사 목조르기요, 이동통신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요약할 수 있다.

더욱 엉뚱한 것은 사태가 이렇게 번지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이 이통회사에는 지원금을 많이 줄 것을 요구하고, 제조회사에는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고 이와 함께 고객에게 판매 장려금을 더 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따르지 않을 경우 이통회사와 제조회사가 주는 지원금을 분리해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으나, 이 또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조정되는 가격을 정부가 통제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편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는 국내 단말기 제조회사는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단말기에 더 고급 사양을 탑재하는 반면에 생산비용과 가격은 낮춤으로써 시장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의 갤럭시 S5 국내 출고가(SK텔레콤 기준)는 87만원으로 영국 프랑스 중국에서보다는 약간 낮고 미국에서보다는 약간 높은 편이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수렴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말기 판매로 얻는 이윤은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으로 단말기 가격은 떨어지고 생산요소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이윤 감소 현상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유 사회의 정의로운 행위 준칙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시장질서에서 가격, 수량, 그리고 진입에 관한 일반적인 행위준칙은 마련할 수 없다. 따라서 단통법은 원칙적으로 폐기돼야 할 수단이다. 이동통신산업에 처진 진입 장벽을 없애고 요금을 자율화해 경쟁을 촉진하는 길만이 이동통신산업은 물론 관련 산업을 정상화하는 길이다.

김영용 < 전남대 교수·경제학 yykim@chonnam.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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