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百 등 오프라인 직구매장 확대
디자인 직접 볼 수 있지만 선택폭 작은 것은 단점
해외 온라인몰과 비슷한 가격…교환·반품도 쉬워…해외 직구에 '견제구' 던지는 백화점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2층에는 지난달 19일 ‘비트윈’이라는 수입 여성 의류·잡화 매장이 생겼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마리 터너의 클러치백(끈이 없는 작은 가방)은 29만8000원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 가격(23만1000원)보다 30%가량 비싸다. 하지만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살 경우 관세와 운송비 등 20~30%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에겐 거의 같은 수준의 가격이다.

백화점들이 수입품을 해외 직접구매(직구)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는 ‘오프라인 직구 매장’을 늘리고 있다. 해외 직구가 급증하면서 백화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백화점 업계는 해외 직구가 고가 수입 의류와 가방, 화장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백화점과 경쟁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직구 매장 비트윈을 지난달 본점에 개장한 데 이어 다음달 분당점에도 낼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잠실점, 부산본점, 수원점 등 수도권과 지역 주요 점포에 비트윈을 내기로 했다. 수입 남성 의류·잡화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직구 매장도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광주점과 대전점에 문을 연 ‘본 이탈리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일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도 본 이탈리아를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발리, 톰브라운, 질샌더 등 20여개 수입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역시 가격은 관세, 운송비 등을 포함한 해외 직구 가격과 비슷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압구정본점에서 미국 아동복 브랜드 티컬렉션을 해외 직구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행사 기간 평소의 다섯 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은 목동점에서도 이르면 이달 안에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

디자인과 색상, 사이즈 등을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오프라인 직구 매장의 장점이다. 백화점들은 가격만 낮추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윈에서 판매하는 베일리44의 원피스는 가격이 27만8000원으로 해외 온라인몰보다 35% 비싸지만 해외 직구 시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운송비 등을 포함해 해외 직구로 11만100원에 살 수 있는 티컬렉션 남아 점퍼를 11만600원에 팔았다.

일부 상품은 현지보다 더 싸다. 비트윈은 해외 온라인몰에서 47만9000원에 판매하는 아메리칸레트로의 립프린트 재킷을 44만8000원에 팔고 있다. 교환이나 반품이 쉽고 진품 여부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오프라인 직구 매장의 장점이다. 윤나미 롯데백화점 PB팀 선임상품기획자는 “협력업체를 거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상품을 조달해 오프라인 직구 매장의 가격을 낮췄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아 매장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오프라인 직구 매장의 한계로 지적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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