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공기 도입·신규노선 확대로 대한항공 더 높이난다
한진그룹은 올초 2014년 경영 목표를 ‘경영체질 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과 그룹 위상 제고’로 정했다. 경영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한진그룹이 세계 최고의 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최근 차세대 항공기 도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잉의 차세대 초대형 항공기인 B747-8i를 내년부터 2017년까지 10대 들여올 계획이다.

과거 점보 제트기의 대명사였던 B747-40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기체 길이는 75m로 이전 모델보다 약 5m 길어졌다. 좌석은 467석 규모로 50여석 늘어났다. 화물 탑재 공간도 26%가량 커졌다. 알루미늄 합금과 복합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이면서 연비를 전 모델 대비 약 16% 개선했다. 운영비와 운항비를 각각 13%, 2%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크리스 마틴 AC마틴사 최고경영자(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릭 가세티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지난 2월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식을 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크리스 마틴 AC마틴사 최고경영자(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릭 가세티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지난 2월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식을 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대한항공은 신규 노선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 5월 새로 운수권을 배분받은 중국 노선부터 증편한다.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허페이 노선 주 5회, 인천~난닝 노선 주 2회 등을 새로 배분받았다. 아울러 기존 노선 중에선 인천~베이징 주 3회를 비롯해 인천~광저우, 인천~무단장 주 2회 등을 추가 배분받았다. 중국 노선은 엔저와 한·일 관계 경색 등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든 일본 노선을 대신해 새로운 노른자위 단거리 노선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2년 베트남 다낭과 케냐 나이로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7개 신규 노선을 개설했다. 또 지난해엔 스리랑카와 몰디브, 부산~난징 노선 정기편을 새로 취항했다. 지난 5월2일부터는 미국 텍사스주 최대 도시인 휴스턴에 주 7회 취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취항 도시 수를 2019년까지 14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재는 126개다.

한진그룹은 호텔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항공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키려는 전략에서다. 호텔 사업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 주도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1일 인천 운서동에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개관했다. 기존 하얏트인천호텔 옆에 객실 500개 규모의 호텔 1개 동을 새로 지은 것이다. 기존 객실 522개와 합쳐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의 총 객실 수는 1022개로 늘었다. 전 세계 하얏트호텔 체인 가운데 객실 규모로는 두 번째로 큰 특급 호텔이다. 회의·컨벤션·이벤트·전시(MICE) 관련 시설 수요를 위해 숙박시설 외에 8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볼룸과 3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연회장 등 회의·연회시설도 대폭 늘렸다.

한진그룹이 호텔 사업 강화를 위해 공들이는 또 하나의 사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프로젝트다. 윌셔그랜드호텔은 원래 1952년 세워진 지상 15층, 지하 3층 건물이었다. 대한항공은 1989년 이 호텔을 인수한뒤 2011년 3월 LA 시정부로부터 재건축 사업 허가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윌셔그랜드호텔을 73층, 900개 객실을 갖춘 고급 호텔로 재탄생시켜 LA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은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윌셔그랜드호텔 신축 기간에 1만100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8000만달러의 세금수입을, 완공 후엔 1700여명의 신규 고용을 LA 시정부에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A 시정부는 이 같은 경제적 효과를 감안해 호텔 완공 후 25년간 숙박료의 14%에 해당하는 숙박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에너지는 지난 7월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 3198만주(28.41%)를 1조9829억원(주당 6만2000원)에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오버시즈컴퍼니(AOC)에 매각했다. 한진에너지는 대한항공(96.59%)과 한국공항(3.41%)이 에쓰오일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진그룹은 앞으로 아람코에서 받는 매각대금 중 약 1조600억원은 한진에너지의 종전 차입금을 갚는 데 쓰고, 남는 9000억원가량은 한진에너지 유상감자 후 청산 등의 방식으로 대한항공 등에 유입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