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고연비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건조한 컨테이너선 ‘머스크매키니 몰러’호.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고연비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건조한 컨테이너선 ‘머스크매키니 몰러’호.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고연비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나선다
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사진)은 주력 사업인 조선과 해양 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인 방위산업의 역량도 키워나가고 있다.

조선 분야에선 고연비와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동거리가 긴 선박이 소모하는 연료 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선박의 1년치 유류비는 배 가격의 20~30%에 이른다. 게다가 작년부터 시행 중인 선박제조연비지수(EEDI) 규제에 따라 연비나 에너지 효율성이 일정 기준에 미달되는 선박은 운항조차 할 수 없는 제재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고연비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나선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변화에 따라 지난해에 고효율 대형 선박인 1만827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 컨테이너선을 제작했다. 이 선박을 발주한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 요구에 따라 연료 효율은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선박 사이즈는 크게 만들었다. 선박 규모는 길이 399m, 넓이 59m로 1만80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도 늘리고 있다. 세계적 엔진 회사인 만디젤과 힘을 합해 LNG 연료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친환경 LNG를 연료로 사용하면 기존의 벙커C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23%, 질소산화물(NOx)은 13%, 황산화물(SOx)은 최대 92%까지 저감할 수 있다.

경제성 또한 장점이다. 벙커C유 대비 LNG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선주가 연료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LNG를 쓰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을 예로 들면 연간 약 1200만달러어치의 연료를 덜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LNG 연료 추진 시스템’ 기술의 적용 범위를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컨테이너선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산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육상 에너지 고갈에 따라 해양자원 개발이 가속화되고 해양 주권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잠수함 산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1987년 한국 해군으로부터 209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을 처음 수주했다. 이후 209급 9척과 214급 3척, 3000급 신형잠수함 2척을 건조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까지 17척을 수주해 국내 1위 조선업체가 됐다.

2011년 12월엔 11억달러를 받고 1400급 잠수함 3척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했다. 국산 잠수함을 해외에 수출한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었다. 기술력이 쌓이면서 2012년에는 ‘장보고-Ⅲ 사업’으로 알려진 한국 해군의 3000급 잠수함 공급 계약을 맺었다. 수상함 부문에서는 2012년 영국 해군의 군수지원함을 만들었고, 지난해에는 노르웨이와 태국 등에서 연달아 수상함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산업계에서도 선두주자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작년 7월 ‘특수선사업본부’를 신설, 독자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군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특수성능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