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IFA의 핵심 주제는 스마트홈(smart home)이었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스마트폰 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신제품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일 뿐, 물밑에서는 더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IoT) 통신기술 표준경쟁이다. 기기끼리 상호 소통하면서 작동하는 IoT는 스마트홈의 기반이다. IoT 표준경쟁에서 이기면 스마트홈 시장의 최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IoT 표준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는 참여자들의 면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스마트폰용 통신칩 세계 1위인 퀄컴은 올조인(AllJoyn) 그룹을 주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인텔과 손을 잡고 OIC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유럽 업체들은 자체 연합체인 키비콘을, 구글은 스레드그룹을 결성했다. 여기에 독자 표준으로 맞서겠다는 애플까지 치면 벌써 5개 진영이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대개 2개 진영으로 갈라져 싸웠던 전통적 표준경쟁과는 그 시작부터 다른 양상이다.

표준은 제품과 산업의 흥망성쇠를 갈라왔다. IoT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 불리기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진영간 이합집산으로 경쟁구도의 압축도 예상된다, OIC를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키비콘, 스레드그룹 등 다른 진영에 발을 담그는 것도 그런 포석으로 보인다. IoT 표준을 선점할 경우 스마트홈은 물론 빅데이터 등 차세대 IT시장에서 훨씬 유리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이후의 성장동력을 찾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더구나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글로벌 가전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한번 해볼 만하다. 국내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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