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이노베이션 리포트 (1)

3D프린팅으로 생산기지 분산
'마이크로 팩토리' 등장할 것
GE항공사업부문의 캐나다공장에서 첨단 제조기술을 이용해 제트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모습.  GE코리아 제공

GE항공사업부문의 캐나다공장에서 첨단 제조기술을 이용해 제트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모습. GE코리아 제공

기계와 커뮤니케이션…산업의 미래 읽어라

앞일을 내다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계 경제는 더 그렇다. 단기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고사하고 장기적인 추세가 경기 회복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이 있다. ‘기술’의 변화가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변수가 되리라는 점이다. 최근 등장한 3차원(3D) 프린팅 기술과 산업인터넷(Industrial Internet) 등은 산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기업의 업무 환경과 생산 방식, 의사결정 방식 등은 앞으로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코 안눈치아타와 GE의 제조부문 수석연구원인 스티브 빌러는 최근 이 같은 변화를 다룬 보고서 ‘산업의 미래(Future of Work)’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은 GE의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산업 혁신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다.

○기계가 말을 건다 : 산업인터넷

GE는 미래 기술 변화를 주도할 축으로 세 가지를 꼽았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산업인터넷’이다. 가스 터빈, 제트기 엔진, 의료 장비 등의 기계들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존재했지만 인터넷과 연결되면 자체적으로 생산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하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식으로 인간과, 혹은 다른 기계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인터넷 기술로 기계에서 수집한 기초 데이터를 분석하면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종전엔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이를 발견한 사람이 수리하러 나섰다면, 앞으로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이상신호를 감지하고 대응하게 된다. 이는 기계가 작동하지 못하는 시간(다운타임)을 크게 줄인다. 예컨대 비행기가 늦게 뜨거나 취소되는 경우 가운데 10% 정도는 계획에 없던 유지보수를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이 문제로 연간 80억달러가량을 지출한다. 산업인터넷은 이런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줄 수 있다.

○생각하는 공장 : 제조방식의 변화

두 번째 축은 3D프린팅 기술과 같은 첨단 제조기술로 인한 변화다. 3D프린팅은 제품 개발을 위한 시제품(프로토타입) 생산 기간을 크게 단축하고 비용도 대폭 줄여준다. GE는 첨단 제조기술로 인해 제품 개발 주기가 약 70%로 단축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설계-시제품 제작-생산 사이클의 속도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빨라진다는 얘기다. 이는 생산 장소 등을 분산하는 효과를 가져와 ‘마이크로 팩토리(초소형 공장)’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전 세계 항공기 엔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GE는 3D프린팅을 통한 항공기 엔진 노즐 생산량을 2020년까지 10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차세대 에어버스 A320네오와 보잉 737맥스에 탑재되는 LEAP 엔진에 3D프린팅을 이용하면서 노즐 디자인이 훨씬 단순해졌고 용접 횟수도 25회에서 5회로 줄었는데, 이 결과 내구성이 기존 제품의 5배가량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힘 세진 집단지성 : 글로벌 브레인

세 번째 축은 네트워크를 통한 인류의 집단 지성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오픈 소스 플랫폼과 크라우드 소싱은 집단 지성의 창조적인 능력, 기업가적인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이다. 집단 지성이 발달하는 것은 기업과 직원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은 종전보다 훨씬 큰 ‘인재 풀’에 항상 접근이 가능해지고, 직원들은 자신이 가진 기술·능력에 대해 ‘사업가’적인 주도권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GE가 전 세계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 글로벌 혁신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임원의 77%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외부와) 협력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또 85%는 혁신을 위해 협력하기에 가장 좋은 파트너로 스타트업 기업과 창업가를 꼽았다. 64%는 파트너십의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이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GE의 경제 전문가들은 ‘퓨처 오브 워크’가 산업혁명 수준의, 혹은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기술혁신의 물결은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그 변화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

정리=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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