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제 가전전시회

中 TCL, 110인치 UHD TV…하이얼 12년 보증
日 소니, 화질·음질 개선한 곡면 4K TV 출품
유럽의 밀레·보쉬, 스마트홈 제품 잇따라 출시
중국 가전업체 TCL은 IFA 전시회에서 세계 최대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다.(왼쪽 사진)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작동할 수 있는 밀레앳홈 시스템을 장착한 드럼 세탁기를 내놨다.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최고경영자(가운데)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가전업체 TCL은 IFA 전시회에서 세계 최대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다.(왼쪽 사진)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작동할 수 있는 밀레앳홈 시스템을 장착한 드럼 세탁기를 내놨다.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최고경영자(가운데)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격 나선 일본, 패권 노리는 중국, 진보하는 유럽.’

2015년 세계 가전시장 1위를 목표로 뛰고 있는 삼성전자(51,600 +1.18%)LG전자(70,100 -0.43%)가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5~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해외 가전업체들이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물갔다’는 소리를 듣던 일본 가전업체 소니는 이번에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옛 영광 재현에 나섰고 ‘베끼기’에 급급했던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TV를 내놓았다. 그간 변화에 둔감했던 유럽 가전업체들도 사물인터넷(IoT) 등 신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약진하는 중국 가전업체

올해 IFA 참가업체 중 ‘최초’ ‘최대’ 타이틀을 가장 많이 내건 업체는 중국의 TCL이었다. 이 업체는 이번 전시회 기간에 세계 최대인 110인치 초고화질(UHD) 곡면 TV를 출시했다. 디스플레이도 한국이나 대만산이 아닌 중국 ‘차이나스타’ 제품을 채용했다. 순수 중국 기술이란 점을 과시한 것이다.

TCL과 중국의 하이센스는 퀀텀닷(양자점) TV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동시에 전시했다. TCL 관계자는 “둘 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보다 두께가 얇다”며 “OLED는 고급형, 퀀텀닷은 중가형으로 내년 중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TCL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했다. 화질 등 전반적인 품질은 한국산에 못 미치지만 더 이상 후발주자로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12년 품질보증’을 내걸었다. 가전업계에선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다. IFA 전시장에는 “10년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그건 하이얼의 품질”이라는 문구를 크게 걸어놨다. 창훙은 냉장고 내부를 스캔해 어떤 식재료가 며칠 됐고 몇 개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지능형 냉장고를 내놨다. 하지만 현지에선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TV가 화질이 떨어지거나 오작동하는 등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만만찮은 소니

한때 ‘가전왕국’으로 불렸던 일본 소니도 IFA에서 재기를 노렸다. 리모트 컨트롤을 통해 자사의 인기 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4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3’를 내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또 스마트폰을 ‘몸체’로 쓸 수 있는 신형 ‘렌즈형 카메라’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TV 부문에서도 ‘UHD TV의 원조’답게 곡면 4K(UHD를 뜻함) TV인 브라비아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TV 전면 양쪽에 스피커를 붙여 ‘강력한 사운드’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얇고 큰 TV를 지향하는 삼성전자LG전자와는 다른 흐름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현장을 찾은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화질과 사운드를 강조하며 ‘마이웨이’를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호평했다. 반면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최근 3~4년간 혁신이 없었다. 이번에도 자신들의 강점인 사운드를 강조해 차별화에 나선 것 같은 데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혹평했다.

◆혁신 꾀하는 유럽 가전업체

유럽 업체들은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밀레, 보쉬 등 유럽 가전업체들은 일제히 ‘스마트홈’ 제품들을 내놨다. 스마트홈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 LG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밀레는 모든 가전제품이 서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밀레앳홈’을 내놔 주목받았다. 스마트홈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CE) 부문 사장도 밀레 전시장을 직접 찾아 밀레앳홈에 관심을 보였다. 윤 사장은 밀레앳홈과 밀레 세탁기 등을 살펴본 뒤 “밀레는 이노베이터(혁신가)이고, 삼성도 이노베이터”라고 말했다.

베를린=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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