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악연의 이준기와 유오성이 또다시 한 자리에 나란히 서게 되었다. 서로에게 더 이상 총구를 겨누지 말라는 어명을 거역하면 다시 대역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준기의 운명. 이 모두가 ‘조선 총잡이’의 시대가 만들어낸 딜레마다. 개화기라는 격랑의 시대 속에서 뒤바뀌는 인물들의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형성된 딜레마는 ‘조선 총잡이’가 선사하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지난 20일 방영된 KBS 2TV 수목 특별기획드라마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 차영훈/제작 조선총잡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 미디어) 17회분에서 고종(이민우)은 “조선을 위하는 길”이라며 원수지간인 박윤강(이준기)과 최원신(유오성)이 서로를 향한 총구를 거둘 것을 명했다. 그리고 이를 어길시 박윤강은 대역죄인으로, 동생 연하(김현수)는 다시 노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믿었던 왕 때문에 박윤강은 딜레마에 빠졌다.



‘조선 총잡이’는 초반부터 이렇게 시대가 만들어낸 딜레마를 스토리 전개의 큰 축으로 활용했다. 수구파 양반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개화의 물결을 타고 유입된 총을 사용했다. 개화파 선비들이 되레 신문물인 총으로 죽어가야 했던 사실은 시대가 만들어낸 딜레마였다.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중심인물들은 서로 부딪히고 엇갈리며 새로운 관계로 변화했다. 박윤강은 아버지 박진한(최재성)의 원수를 갚기 위해 칼을 버리고 최원신(유오성)에게 복수의 총구를 겨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 복수심은 최원신의 딸 혜원(전혜빈)에게 전이됐다. 윤강을 가슴에 품었던 혜원은 아버지를 죽이려한 윤강에게 극도의 복수심을 불태웠던 것. 동생처럼 아꼈던 정수인(남상미)에게는 폭언을 퍼부었다.



일찍이 개화사상을 받아들이고 신세계를 꿈꾼 수인은 존경하던 스승과 아버지가 나란히 수구파들의 총과 칼에 죽음을 당했다. 또한 믿고 의지했던 개화파 선비 호경(한주완)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려했던 좌상 김병제(안석환)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여기에 호경이 아버지와 정치적 타협을 해나가는 과정을 목도해야 했다. 호경은 사실 개화의 혁명을 위해 아버지를 이용하려는 첩자가 된 것이었다.



이처럼 역사가 만든 뒤엉킨 관계는 ‘조선 총잡이’가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재미를 형성했다. 그리고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처럼 박윤강이 영웅이 될 수밖에 없는 탄탄한 배경을 만들고 있다. 5회를 남겨놓은 ‘조선 총잡이’는 영웅으로 진화하고 있는 박윤강의 이야기가 절정을 향하고 있다.
리뷰스타 송지현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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