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4일 4박5일 간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교황의 방한 소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 방한은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후 25년 만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줄곧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사회의 큰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한 교황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파격·소탈 행보···한국에서 '가난과 평화' 메시지 전한다
D-7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 방한 이유와 일정 확인해보니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국 방문마다 파격적이고 소탈한 행보를 보여왔다. 바티칸 시국이 위치한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단 두 차례 외국을 방문했다.

팔레스타인 방문 때는 고위 성직자나 정치 지도자, 유명인과 식사하는 대신 현지의 가난한 기독교인 가족과 점심을 함께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만찬 초대를 사양한 대신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브라질 방문 때는 차 창문을 내려 사람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는가 하면, 한 신도의 아기에게 축복의 의미로 입맞춤을 해주기도 했다.

교황의 이번 방한 성격은 사목 방문, 공식 목적은 제6회 아시아 카톨릭청년 대회 참석이다. 외형적으로는 종교적 목적의 방한이지만 사목 방문은 세계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당연하고도 어쩔 수 없는 명분이다. 그동안 교황이 걸어온 길과 그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를 살펴보면 단순한 종교적 차원의 방문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외쳐온 교황은 단지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 사람들 중에서도 불안한 미래에 떨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기 위한 방문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또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 국제 질서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수차례 밝혔다.

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그는 미사 강론에서 발표할 평화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남북 당사자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 교황의 주요 방한 일정은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지구촌의 눈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한 일정이 시작되는 한국의 성남 서울공항으로 쏠린다.

교황이 처음으로 방문하는 곳은 숙소인 청와대 인근의 주한교황청대사관이다. 교황이 방한 내내 묵을 예정인 주한교황청대사관의 방은 요한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방한 당시 지냈던 곳이다. 그는 현재의 방 주인인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침대와 옷장을 그대로 쓸 계획이다.

낮 12시께 이 곳에서 개인 미사를 볼 예정인 교황은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한다. 청와대 공식 환영인사에 참석한 뒤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는 데 이어 주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한다.

이어 서울 중곡동의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로 옮겨 주교단과 직원들을 만나 연설하는 자리를 갖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방한 이틀째인 15일은 한국의 광복절이자 성모승천대축일이다. 오전 10시30분에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하는 성모승천대축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미사를 집전한다. 미사가 끝난 뒤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예정이다.

점심 때는 세종시에 위치한 대전가톨릭대에서 제6회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청년 대표들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가진다. 한국에서는 아시아 청년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와 20대 여성신자가 ‘교황의 식탁’에 함께 앉는 영광을 누린다.

방한 셋째날인 16일에는 방한 최대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순교자 124위 시복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8시 55분 한국 천주교의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다.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 중 27위, 한국의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가 순교한 곳이다.

교황은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 1.2㎞ 구간에서 퍼레이드를 한 뒤 광화문광장 북쪽 끝에 설치된 제단에 올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17일은 하루 대부분을 충남 서산 해미에 머문다. 오전에 해미 순교성지 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들을 만나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데 이어 오후에는 인근 해미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대미를 장식한다. 교황은 명동성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이 참석하는 미사를 집전한다. 또 명동성당에서는 한반도 평화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종교 화합을 강조해 온 그는 미사에 앞서 7대 종단 지도자들도 만난다.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낮 12시45분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통해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방한 일정을 모두 끝낸다.

◆ 교황 맞이 막바지 준비···'안전' 최우선

교황 방한 기간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시복 미사를 앞두고 경찰과 서울시도 행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시복식 중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광화문 삼거리부터 서울광장까지 방호벽을 설치하고 금속탐지기를 가동한다. 시복 미사가 열리는 광화문 일대에는 높이 90㎝짜리 방호벽이 설치된다. 방호벽 안에는 사전에 행사 참석을 신청한 20만명만 들어갈 수 있다. 입장할 때도 신분 확인과 함께 금속탐지기 검색을 거쳐야 한다.

경찰 기동대와 금속탐지기 근무자만 2천명에 달하며, 일선 경찰서 인력까지 합하면 행사에 동원되는 경찰은 1만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경찰과 서울시는 시복식에 최대 1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교통 대책 마련에도 애를 쓰고 있다. 교통 편의를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을 조기 운행하고 배차 간격도 단축한다. 시외버스 노선은 대폭 늘리고 택시 부제는 해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이민선 인턴기자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4년) lms85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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