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러시아전…유통가는 화색

삼각김밥 등 간편메뉴 불티…편의점 매출 10배 껑충
홈쇼핑 주문액도 30% 증가…이마트, 비겨도 할인
이마트는 18일 브라질 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을 기념해 한우, 맥주 등 250여가지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18일 브라질 월드컵 한국-러시아전을 기념해 한우, 맥주 등 250여가지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예선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가 진행 중이던 18일 오전 8시 무렵. 서울 을지로1가에 있는 맥도날드 서울시청점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광화문광장에서 응원을 하던 사람들이 하프타임을 이용해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몰려든 것. 이 점포의 이날 아침 메뉴 매출은 평소의 2배가 넘었다. 무료 아이스커피는 오전 8시부터 300잔까지만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한꺼번에 고객이 몰려 결국 540잔을 내놓았다.

이날 한국팀이 선전한 데 힘입어 외식·유통업체들도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체들은 이번 월드컵의 최대 마케팅 수단이 한국팀의 성적임을 감안할 때, 이날 경기를 계기로 당초 예상을 넘는 월드컵 특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리응원 장소 주변에 있는 편의점은 17일 밤부터 18일 아침까지 매출이 평소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들은 음료 냉장고를 임시로 2~3대 더 들여놓고 재고도 평소의 2~3배씩 확보했지만 생수 커피 삼각김밥 등은 꺼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CU는 17일 오후 10시~18일 오전 11시 사이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 5개 점포의 매출이 1주일 전 같은 시간대의 12.4배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생수 매출이 35.8배에 달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커피와 맥주도 1주일 전보다 20배 넘게 팔렸다. 삼각김밥 햄버거 등 간편식품 매출은 24.1배 늘었다. 러시아전 경기 시간이 오전 7~9시여서 아침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팔린 것으로 CU는 분석했다.
대표팀 선전…'모닝 월드컵' 마케팅 먹혔다

서울 신문로1가에 있는 던킨도너츠 광화문점에는 오전 9시께 머핀 베이글 커피 등으로 구성된 ‘모닝콤보’가 품절됐다는 안내판이 걸렸다. 던킨도너츠는 평소 3900원인 모닝콤보를 오전 11시까지 1000원에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고객이 몰리며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동났다. 일부 매장에서는 준비한 물량이 크게 부족해 고객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홈쇼핑은 ‘재핑(채널 이동) 효과’를 누렸다. CJ오쇼핑은 경기 시작 직전인 오전 6시부터 경기 종료 직후인 10시20분까지 시간당 주문금액이 5억4000만원으로 평소보다 30% 늘었다. 황준호 CJ오쇼핑 영업기획 담당 부장은 “하프타임 등 축구경기 중간에 TV 채널을 돌린 시청자들이 일시적으로 홈쇼핑에 머물며 상품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결과에 대한 ‘베팅’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월드컵 마케팅 효과가 엇갈리기도 했다. 카페베네는 한국이 승리하면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초코악마빙수’ 모바일상품권을 주기로 하고 지난 17일 소비자 응모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이 무승부를 기록해 이벤트가 무산됐다. 카페베네는 알제리전이 열리는 23일과 벨기에전이 있는 27일에는 조건을 달리해 이벤트를 연다는 방침이다. 신발 브랜드 크록스는 한국이 이기면 전 품목 20% 세일을 하려고 했지만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이 같은 계획을 취소했다.

반면 이마트는 한국 승리를 전제로 준비했던 할인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다. 당초 한국이 이기면 18일 하루 한우 등심 등 250여가지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할 계획이었다. 이마트 측은 한국과 러시아가 비기자 경기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한국이 이기지는 못했지만 잘 싸운 만큼 할인 행사는 예정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도미노피자는 ‘한국이 이기거나 비기면’ 할인 판매를 한다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대로 4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유승호/강진규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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