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서 금융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취재수첩] 툭하면 터지는 금융사고

금융권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S은행에서 일이 터졌다. 직원 한 명이 은행 돈 1억여원을 빼돌리다 적발됐다. 이 직원은 도박자금을 쓰기 위해 한 달 동안 은행 자금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인 비리도 문제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은행이 내부 통제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는 것이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자금을 맞춰보는 이른바 ‘시재’ 확인은 금융회사라면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이 은행은 한 달이나 직원의 비리를 모르고 지나갔다.

게다가 사건의 처리 과정도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일벌백계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제식구 감싸기’에 나섰다.

이 은행은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곧바로 면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은 문제의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려고 했다가 직원이 돈을 모두 갚았다는 이유로 유야무야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검찰에 고발할 정도의 강제성이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은행은 고객 정보 유출 건으로도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혐의로 이 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를 마친 결과 은행 직원들이 가족 계좌를 불법으로 수백건 조회한 사실을 발견해 내달 말 징계할 방침이다.

이 은행만 욕할 일이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비리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렵다. K은행에서는 지난해 직원이 국민주택채권 9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 은행은 또 도쿄지점 부당 대출,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으로 금융당국의 특별 검사를 받았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관피아가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기에는 은행원들의 도덕성 추락이 심각하다. 관피아에 기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금융회사 직원은 존재가치가 없다.

금융당국은 순환 근무제든 명령 휴가제든 금융회사가 신뢰를 되찾을 때까지 비리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박종서 금융부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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