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쓴소리
"금감원, 김종준 행장 거취 과도한 압박은 문제있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사진)이 최근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압박하는 데 대해 쓴소리를 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를 찾은 박 회장은 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당국이) A라는 처분을 해놓고 B라는 행동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금융감독원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김 행장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건 금감원이 자신이 결정한 징계수위를 스스로 부인하는 모순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인 2011년 당시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했다가 60여억원의 피해를 입혀 지난달 17일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통보받았다. 당장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직 임기가 끝난 후 연임은 물론 다른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박 회장은 “한국은 법과 제도가 실제와 따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행동은 안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제재로만 말할 뿐이며 사퇴압박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대 과제인 우리은행의 정부 지분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선 과도한 인수 자격 조건을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포기한 HSBC와 테마섹의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은행을 인수하려면) 의사·능력·자격이 필요한데 의사와 능력이 있는 주체가 없는 마당에 (정부가) 자격까지 막아 놨다”고 비판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설 경우 세계적으로 지위가 확립된 중국투자공사(CIC)나 싱가포르 테마섹 등은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묻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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